“미루고 미루던 행사인데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진행하는 겁니다”

지난 15일 영암읍 교동리의 H교회에서는 장로, 권사의 취임을 축하하는 임직감사예배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장흥, 목포 등 타 지역 목사와 교인 등 총 100여 명의 신도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인근주민들의 항의와 문의가 쇄도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확진자 증가세가 눈에 띄게 주는 등 효과가 나오고 있는 시점에 정부와 지역민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 12일 부활절을 맞은 지역 교회 103곳 중 60여 곳에서 예배를 한데 이어 이번 장로·권사 임직식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종교계가 코로나19의 방역에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근주민 A씨는 “왜 본인들의 입장만 생각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며 “정부와 주민들이 노력하면 뭐하나. 참석자들 중에 한명이라도 확진자나 접촉자가 있다면 우리 지역은 사실 상 다 격리해야 하는 상황이 될 텐데 저들이 책임을 질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해당교회 관계자는 “2월에 예정 돼 있던 예배지만 코로나19로 계속 연기 해오다 이번에 최소한으로 치렀다”며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출입명단과 방역지침을 이행한 끝에 행사를 진행해 큰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직업도 아닌 교회 내 직책 임직식을 강행해야 하는 분명한 사유를 묻는 질문에는 “우리도 어쩔 수 없어서 하는 것”이라는 짧은 답변만 내놨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민원이 발생하자마자 해당 교회를 찾아 점검하고 방역에 주의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며 “최근 들어 확진 환자 수는 감소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면 밀폐된 환경과 밀접한 접촉으로 인한 대규모 유행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밀접한 접촉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불교계에서는 감염증 확산을 막고자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던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한달 연기했고 천주교 역시 미사를 무기한 연기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