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진 인생 스스로 넘어선…‘BJ 작약꽃’ 이상운씨

[2018년 5월 25일 / 제172호] 10세 때 만성신부전증 판정…우연히 접한 인터넷 방송에 매료 / 1년간 준비 거쳐 국내 인기 BJ로 변신…‘영암 홍보에 최선’ 박나라 기자l승인2018.05.25l수정2018.05.2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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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부자, 대박, 건강 모두 당신 거예요!” 
지난 22일 오후 12시.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인사말과 함께 방송은 시작됐다. 1인 방송이 미디어 콘텐츠의 대세로 떠오른 지 오래인 현재. 유투브 구독자 7만3000여명에 빛나는 그의 동영상은 업로드와 동시에 조회수 몇 만은 거뜬하다.
이상운(26)이라는 본명보다 ‘BJ 작약꽃’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영암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토박이다. ‘작약꽃’이라는 닉네임도 작약꽃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의 모습에서 따왔다. 이처럼 그는 작약꽃이 핀 영암 곳곳을 활보하며 왕인문화축제, 전남체전 등 사람과 문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또 지난 8일에는 방송 중 길가에 쓰러진 할아버지를 발견해 경찰서에 신고하는 등 방송을 통한 자연스런 선행까지 실천하며 개인 방송인으로서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의 영상은 게임, 먹는 방송, 토크, 농촌 콘텐츠 등 장르불문에 형식도 묻지 않는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성격과 다채로운 콘텐츠는 ‘BJ 작약꽃’의 매력이다. 
이처럼 구수한 입담과 재치, 열정을 두루 갖춘 그가 타고난 방송인 체질이 아닐까 생각하겠지만 햇빛 알레르기로 인해 붉게 달아오른 그의 뺨이 과거 외부활동을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사실을 전해주고 있었다. 
이상운 씨는 “열 살 때로 기억한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다. 지역 병원에서는 병명도 알지 못해 서울까지 갔다”며 “당시 어려서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 오랜 세월동안 견뎠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시 서울의 병원의사가 내린 진단은 ‘만성신부전증’이었다. 초등학생인 그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였다. 그렇게 한창 뛰어놀 나이에 이상운 씨의 평범한 학교생활은 끝이 났다. 
아니, 시작이었다. 족쇄와도 같은 ‘만성신부전증’으로 인해 끝을 기약할 수 없는 투석생활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보다 힘든 것은 불투명한 미래였다.
이씨는 “고등학교 무렵부터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졸업하고 무엇을 해야 할까? 취업을 해야 하는데 어떤 일을 해야할지 앞이 캄캄했다”며 “하루 4번 반복되는 투석보다 힘들었던 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졸업 후 이 씨는 구직을 위해 여기저기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까닭에 재택근무를 알아보기도 하고, 활발한 성격으로 판매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도전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결국 어렵사리 주차관리요원 일을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또한 1달을 넘기지는 못했다.
이처럼 이씨의 삶에 성치 못한 몸과 불운이 잇따르자 가장 빛나야할 20대에 우울감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듯 우연을 가장한 기회가 어느 날 그의 앞에 다가왔다. 
이상운 씨는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어떤 방송을 보게 되었다. 방송이라는 것이 거창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하는 것 하나로도 방송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1인 방송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생각이 이에 미치자 그는 행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개인방송을 준비하는 동안 어떤 것은 늘리고 어떤 것은 줄였다. 늘리는 것은 방송공부 시간이었다. 그는 1년 동안 다른 BJ의 방송을 보며 연구하고 자신만의 특색을 찾아 갔다. 줄이는 것은 지출이었다. 방송콘텐츠는 머리에서 나오지만 방송장비는 지갑에서 나오기에 아끼고 또 아꼈다. 또한 준비 과정에서 숨겨져 있던 재능도 발견했다. 과거 집에 있던 시간 동안 미친 듯이 봤던 영화, 드라마, 만화가 방송 콘텐츠를 짜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된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BJ 작약꽃’은 수많은 개인 방송인이 하루에도 수없이 사라지는 지금까지 계단을 오르듯 한 발자국씩 전진하고 있다.
2년 전에는 말로 할 수 없는 기쁨도 찾아왔다. 일생숙원이던 신장이식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방송하고 있는 그는 지난 시간을 등산에 비유하며 자신보다 인기 많은 개인 방송인은 얼마든지 있지만 욕심내지 않고 거창한 계획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묵묵히 방송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또 방송을 통해 다른 이에게 웃음과 힘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개인 방송인으로서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상운 씨는 “시청자 중에서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분들도 적지 않다. 그 분들에게 방송을 통해 위안을 얻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며 “지역을 돌아다니며 개인방송을 하는 것에 행복감을 느끼며 앞으로도 꾸준히 방송생활을 이어나가며 영암을 대표하는 개인 방송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나라 기자  nara@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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