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우리나라 선거역사상 가장 긴 48.1㎝ 길이의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사용된다.

현재까지 가장 길었던 투표용지는 33.5㎝로 21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등록한 20대 총선이었다.

이처럼 유례없는 투표용지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총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등록함에 따른 것으로 비슷한 이름의 정당들이 수두룩해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에 관심이 낮은 유권자들이나 어르신들의 경우 무효표나 정당의 이름이 헷갈려 의도와 달리 다른 정당에 투표하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보여 투표 전 본인이 원하는 정당의 이름과 번호를 숙지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후보등록 마감 결과 21개 정당 소속과 무소속인 지역구 후보 1118명이 등록했고,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냈다.

특히,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더불어민주당은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만들면서 지역구 후보 투표용지와 비례대표 후보 투표용지의 순서가 달라지는 웃지 못 할 상황도 벌어졌다.

지역구 후보 투표용지에는 의석수가 많은 민주당과 통합당, 민생당 소속 후보가 순서대로 1~3번의 기호를 받았지만, 비례대표 투표지에서는 민생당이 3번, 미래한국당이 4번, 더불어시민당이 5번에 위치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용지가 너무 길어져 전자식 투표용지 분류기를 못 쓰니 수개표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개표결과 발표도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개표 작업은 먼저 투표지 분류기를 이용해 기호별로 용지를 각각 100장씩 묶은 다음 한 묶음씩 다시 심사 계수기에 넣어 다른 기호가 섞이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투표지 분류기는 정당 24개, 34.9㎝ 길이의 투표용지까지만, 심사 계수기는 정당 39개, 52.9㎝ 길이까지만 사용할 수 있어 이번 비례대표 개표는 수개표로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