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소방당국이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관행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논·밭두렁 소각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지역 내 논·밭 소각행위는 여전해 농민들의 인식이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이 논밭을 태우는 소각 행위는 얻고자 하는 해충방제효과보다 오히려 해충의 천적인 익충들이 죽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건조하고 강한바람이 부는 봄 날씨에 따라 화재 위험 증가, 미세먼지 폭증 등 어려가지 문제를 낳고 있다.

영암소방서에 따르면 지난해 347건의 들불화재가 발생했으며 이중 45건의 화재가 인명피해 1명과 총 1951만원의 재산피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3월 한 달간 약 87건의 논·밭두렁 불태우기, 쓰레기 화재가 발생, 4건의 화재로 약 300만 원의 피해를 입히는 등 논밭소각 관련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영암소방서 관계자는 “현재는 계도 중심으로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추후 논·밭두렁 태우기가 지속 될 경우 소방법에 의거한 과태료 부과 등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화재위험과 소방당국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매년 논·밭두렁을 소각하는 일부 농민들은 이 방법이 조상들로부터 내려온 전통농법으로 해충을 방제하고, 부산물이 타고나면 거름이 돼 작물의 성장을 촉진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마저도 잘못된 상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의 조사결과, 논·밭두렁 소각 시 애멸구, 벼물바구미 등 해충류가 약 11% 소멸됐지만 병해충들의 천적인 거미나 톡토기 등 익충은 89%가 죽는 것으로 조사돼 병해충 방제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일부 농민들이 지난해 농사에 사용했던 폐비닐과 폐목 등 영농부산물들을 불법 소각하기 위해 일부러 불을 지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농지에 작물을 심기위해서는 영농부산물을 폐기물로 처리해야 하지만 개인이 처리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라 불법인줄 알면서도 소각한다는 것이다.

농민 A씨는 “한 해 농사를 짓고 나면 상당량의 부산물이 나오는데 이를 다 생활폐기물로 처리하기에는 비용과 시간, 인력이 상당히 소비된다”며 “부산물을 소각하는 일부 농민들도 잘못된 방법인줄은 알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보니 관행처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관계자는 “생활폐기물의 소각은 엄연히 불법으로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과태료처분을 받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며 “농업기술센터에서 폐기물 파쇄 장비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으니 수고스럽다는 생각보다는 지역의 환경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적극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