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법적 공사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학산면 돈사 공사 현장에 영암군의회 의원들이 현장답사와 함께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지난 13일 학사면 묵동리 녹색로 2876번지에 영암군의회 조정기 군의장과 박찬종, 노영미, 고천수, 김기천 군의원을 비롯해 군관계자 및 마을 주민, 건축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답사가 진행됐다.

현장을 찾은 군의원들은 영암군 종합민원과에서 미리 준비한 자료를 중심으로 간략한 브리핑 시간을 갖고 건축개요와 지금까지 추진현황, 이후 추진계획, 조치내용 등을 보고 받았다.

이날 현장답사의 주요 화제는 불법 건축행위가 진행되는 동안 감리를 맡은 업체와 군은 무엇을 했냐는 점이었다. 김기천 의원은 “일반 군민들은 농가주택 하나를 짓다가 1m를 이동하려고 해도 군에 변경허가를 신청하고 있다”며 “돈사의 위치를 원래 설계보다 7.9m나 변경하고, 계단식 설계를 무시하고 두 동의 축사를 평면으로 배치하는 등 건축법을 위반하는 불법행위가 자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감리사는 도대체 무엇을 했냐”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특히 “이 과정에서 불법으로 산림을 훼손하고 막대한 토석을 채취했으며, 야적한 4500㎥의 토석을 외부로 반출을 시도했다”며 “이를 몰랐다고 하면 이는 업무를 소홀히 한 것이고 알았다면 불법을 방조한 것이다”고 일갈했다.

박찬종 의원은 “자료를 보면 허가 외 지역에 산지를 불법으로 훼손하고 건축 및 개발행위 허가 승인된 당초 계획으로 원상복구토록 하라고 했는데 원상복구가 된 것이 맞나”며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고목을 베어낸 곳에 묘목 몇 그루 심어놓고 원상 복구했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고천수 의원은 “김 의원 말처럼 농가주택 하나도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법이 있기 때문인데 이처럼 제 멋대로 하는 것은 군을 농락하고 군 의회를 무시하는 것이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이날 현장을 찾은 이용애 학산면 이장단장과 고재호 묵동마을 이장 등 주민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이용애 이장단장은 “처음부터 주민들의 서명운동과 집회 등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암군이 허가를 내줬는데 결과는 이렇다”며 “반대를 무릅쓰고 허가를 받았다면 누구보다 더 투명하게 공사를 진행하고 꼼꼼하게 감리를 해야 하는데 불법 건축물이 진행될 동안 아무도 몰랐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또 건축(변경)허가 및 개발행위(변경)허가 처리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군의 입장에 대해 주민들은 “건축과 개발행위 허가를 내주겠다는 말은 정말 무책임한 말로 사람이 죽어나가도 절대 안된다”며 “법이 있음에도 수 백년 된 나무를 뽑아내고 건물을 마음대로 짓는 사람들한테 내가 살고 있는 터전을 절대 안 빼앗길 것”이라고 강력하게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공사 설계·감리를 맡은 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공사뿐만 아니라 환경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들을 처리하느라 변경신고가 늦었다”고 해명해 현장을 찾은 군의원들과 주민들에게 빈축을 사기도 했다. 

더군다나 이날 자리에 해당 돈사의 건축주는 참석하지 않자 의원들은 “우리가 놀러온 것도 아니고 미리 연락하고 현장을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주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민의를 대변하는 군의회마저도 무시하는 것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고 규탄하기도 했다.

조정기 군의장은 “오늘 자리는 이용애 이장단장과 고재호 묵동마을 이장 등 학산면 1000여명이 참여한 진정서를 듣고 의회 차원에서 현장을 직접보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며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군 행정이 무겁게 받아들이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해주시길 바라며 건축주가 지속적으로 막무가내 식으로 나간다면 군의회에서도 강력하고 끈질기게 밟아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