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3시, 영암초등학교 앞 스쿨존에 설치된 차량 속도 측정계가 빨간색 숫자를 띄었다. 지나가는 차량이 30km구간인 어린이보호구역, 스쿨존 표시가 무색하게 빠르게 통행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주행을 하는 운전자들은 도로 옆으로 튀어나온 불법주정차차량으로 인해 시야가 제한된 상태로 운전을 하는 탓에 갑자기 진입하는 차량과 사람들을 피해 급정거하는 등 위태로운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9월, 한 어린이의 스쿨존 내 교통 사망사고로 촉발 된 ‘민식이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에 대한 전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영암 지역 내 어린이보호구역 과속운전과 불법 주정차는 나아지지 않고 있어 영암군의 대책마련과 함께 지역민들의 인식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내의 불법주정차는 키가 작은 어린이들이 차량에 가려 운전자의 시야에 보이지 않아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위험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규정 속도 이상으로 빠르게 스쿨존을 통과하는 차량들로 인해 아이들은 교통사고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 돼 있는 실정이다.

지난 1995년에 도입된 어린이보호구역은 교통안전시설물 및 도로부속물 설치로 어린이들의 안전한 통학 공간을 확보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정, 대상 시설의 주 출입문을 기준으로 반경 300m 이내의 도로 중 일정 구간을 보호구역으로 지정, 필요에 따라 500m 이내로 확장이 가능하며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차량 운행속도는 시속 30km 이내로 제한된다.

영암초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아이들의 하교시간이 되면 아이들을 데리러 온 차량이나 학원차량, 기존 주차 차량이 뒤엉켜 애들이 길을 건널 공간도 없이 꽉 막혀 위험천만한 경우를 여러 번 봤다”면서 “주차차량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과속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있을 시간이나 방학이 되면 과속방지턱이 있음에도 무서운 속도로 지나다니는 차량들을 보면 언제 저러다 큰 사고 한 번 나겠구나 싶다”며 스쿨존 내 교통문화의 심각성을 밝혔다.

이에 대해 영암군청은 강력한 단속의지를 드러냈다.

영암군 불법주정차 단속 담당자는 “가장 먼저 불법주정차 cctv가 설치 된 삼호서초등학교의 경우 매일 20여건이 단속 될 정도로 불법주정차 차량들과의 전쟁이었다”며 “최근 단속 건수는 월 5~60여 건으로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 스쿨존 내 불법주정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등교 시간보다 하교 시간에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해 차량순찰을 통한 불법주정차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현재 삼호중앙초등학교와 영암초등학교 인근에 고정식 단속 카메라를 추가 설치 중으로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력한 단속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