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인근 도로를 점령한 화물차와 대형버스의 밤샘불법주차, 읍내 시가지에 횡행하는 주차위반차량들로 영암이 몸살을 앓고 있다.

화물차량에 의한 대형사고는 물론 시가지 내 접촉사고에 따른 위험 때문에 지역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만 있어 군의 꾸준한 단속과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야간도로 가득 메운 채 버티는 대형차량
삼호읍 주택가는 날이 어두워지면 소위 ‘쌍 라이트’라고 하는 상향등을 켜고 다니는 차량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 차량들이 고속도로도 아닌 주택가에서 상향등을 켜는 이유는 ‘자기 집 앞마당’인 냥 주택가 도로를 이용하고 있는 불법주차 대형차량들 때문이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는 1.5톤 이상의 사업용 화물차는 별도의 차고지를 지자체에 등록하고 지정한 장소나 공영차고지 또는 화물터미널에 주차해야만 하고 밤 1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전용 차고지가 아닌 장소에서 1시간 이상 불법 주차한 사업용 차량은 10~20만원의 과징금 부과 대상이지만 삼호읍 주택가는 이미 대형차량에 점령 된 지 오래다.

전국적으로 해마다 불법주차 차량과 관련된 교통사고 사망자 수만 200여 명 수준에 달할 정도로 야간에 불법주차 된 대형차량들은 생활 속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들 불법주차 차량들은 높은 차고 때문에 인도의 가로등 불빛을 가려 보행에 안전을 위협하고 미관을 해치는 한편, 큰 덩치로 1~2개 차선을 독차지하고 있어 접촉사고는 물론 대형사고까지 유발한다.

특히, 운전석 차문을 열어둬 충돌 사고를 야기하거나 도로에 나와 차량을 정비하는 등의 사례도 빈번히 일어나 운전자들은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인근 주민 A씨는 “가로등도 많지 않아 거리가 어두운데 불법주차 된 대형차량의 운전석문이 활짝 열려 있어 급하게 핸들을 틀어 겨우 피해 갔던 적도 있다. 마주오던 차량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며 “한쪽 차선에 불법주차 하는 것도 위험한데 심지어 두 개의 차선을 걸치고 있는 경우도 많아 동네에서도 도를 넘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했다.

하지만, 단속주체인 영암군 인력부족을 이유로 미온적인 단속만을 펼치고 있어 강력한 계도와 단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화물차 야간주차 문제에 대해 심각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주간에 계도 스티커를 부착하고 주 불법주차지 인근에 플랜카드를 설치하는 등 노력하고 있으며 년 2회 실시하던 집중단속을 월 2회로 늘리는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검토해 문제해결에 노력하겠다”면서도 “현재 전담 직원이 1명으로 현실상 다른 교통업무와 밤샘주차 단속의 병행에 어려움이 많다”고 해명했다.

▲시가지 내 불법주차 횡행…접촉사고 노출
영암군청 소재지인 영암읍내에 기승하고 있는 불법주차가 교통사고 위험과 주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심각한 상황까지 올라온 불법주차 실태에도 단속권한이 있는 영암군은 허술한 대처로 일관하고 있어 행정당국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암읍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중앙로’는 3개 차선 중 양쪽 끝 차선을 1주일마다 번갈아 주차구역으로 이용하고 나머지 2개 차선은 차량이 통행하는 가변주차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불법주정차를 할 경우 2개 차선이 막혀 교통에 심각한 혼선을 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주차불가 차선에 정차해 있던 차량을 피해 가운데 차선으로 운행하던 차량을 불법주차 차량이 출발하며 충돌하는 접촉사고가 발생했으며, 불법 차량으로 인해 교통에 혼잡을 겪던 운전자들끼리 시비를 다투는 일이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인근 상인 A씨는 “불법 주차 차량으로 교통체증과 주민들이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안전한 통행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철저한 지도단속과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심각한 상태에 이른 불법주차실태에 대해 군의 안일한 주차단속이 자초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현재 영암군은 주정차단속 CCTV로 단속중임을 알리는 안내판에도 불구,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지역도 있었으며 CCTV에 찍힌 불법주차 차량에 대해 3회까지 경고에 그치는 관대한(?) 단속지침을 시행중이다.

또, 주차단속차량의 경우 불법주차차량에 이동 방송을 할 뿐 실질적인 단속과는 거리가 먼 안내차량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역민들이 직접 스마트폰을 이용해 신고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경고 없이 바로 과태료를 처분하는 이중적인 자세를 보여 지역민들로부터 혼선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시골지역이다 보니 단시간 주정차로 과태료 처분이 억울하다는 고령자들의 민원이 많아 3회까지 경고 후 과태료 처분을 하고 있었지만 추후 일괄적인 집행으로 혼선을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암군은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작년 3월 영암도서관 건너편에 무료로 이용가능 한 공영주차타워를 준공했다.

하지만, 은행과 식당이 모여 있는 중앙로까지의 거리가 먼 탓에 이용성이 떨어져 주로 출퇴근 차량들만이 이용하는 등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곧 개장을 앞둔 100여 대 규모의 동무지구 공영주차장이 심각한 주차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