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의 최고 농산품인 무화과가 위기에 빠져있는 상황에 천연광물인 ‘견운모’가 타개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암 무화과는 그동안 무화과 자라는데 천연의 조건인 지리적 장점에만 의존, 고품질 상품을 위한 재배기술 개발이나 병해충 방제기술이 미흡해 뿌리선충, 총채벌레 등 병해충에 취약한 상황에 처해있다.

또, 상당수 농가가 오래된 고목에서 생산하는 재래식 경작을 하고 있어 무화과가 무르고 당도가 떨어지는 등 상품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이 많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연달아 닥친 태풍에 발생한 낙과 피해와 잦은 호우로 인한 당도감소로 판매가가 예년의 절반에 미치는 등 농민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올해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 ‘견운모’가 주목을 받고 있다. 견운모(絹雲母·sericite)는 ‘비단’이라는 뜻의 그리스 어에서 연유한 운모족의 천연광물이며 뛰어난 기능성으로 친환경 유기농자재, 친환경 건축자재, 기능성 화장품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적용 대상은 곡물류, 엽채류, 근채류, 육모, 특작물 등 대부분 작물에 사용이 가능하며 토지의 상태에 따라 견운모 시비 후 15일에서 길게는 60일이면 효과가 나타난다. 딸기나 배추 등 채소는 3~4일 후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나무의 경우 1,000평 당 약 50~80kg을 시비하지만 시기나 토지의 상태에 따라 증감할 수 있다.

올해 견운모 생산업체의 시범사업에 참여한 지역 내 30여개 농가들은 견운모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후 농작 시 재사용하겠다는 의견이 97%에 달했다.농가들은 병충해 감소는 물론 과실의 당도 증가와 수확량 증가, 나무의 생육 상태, 보관기한 증가 등 생산·판매에 있어 눈에 띄는 효과를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10여년이 훌쩍 지난 고목으로 농장을 운영하는 A씨는 “견운모 사용 후 2~3년 전에 비해 크기와 당도, 강도 등 과실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고목을 새로 바꾸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내년에도 견운모를 사용해 농작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농장은 2000평 규모로 비료값이 양액재배를 했던 예년 대비 20~30%로 줄어들었다. 또, 나무의 생육상태가 좋아 11월 말까지 양질의 무화과를 수확 할 계획이다.

삼호읍에서 농장을 운영 중인 B씨는 6000여 평의 농장을 운영 중이지만 나무와 토지의 상태가 좋지 않아 수확을 포기한 300여 평에만 견운모를 사용했다. B씨는 “견운모 사용 후 뿌리선충과 총채 등 병해충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과실의 상태는 다른 밭보다 오히려 더 나아졌다”며 “수확량도 2~3배 정도 증가해 내년 농사는 6000평 모두 견운모를 사용할 것”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 2011년 강원도 동해시는 견운모를 이용한 과원 토양개량사업을 추진해 배, 복숭아, 포도 등 주요 과수농가의 수입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북 울진군의 경우 화학비료 대신 견운모를 이용한 친환경농업정책으로 과채류와 쌈채류 등 12개 품목에서 로하스(LOHAS)인증서를 득하고, 쌈채류와 울진 생토미쌀, 감자, 토마토, 고추, 파프리카 등 7개 품목은 국제 친환경농산품 인증 ‘IFOAM’을 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