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에 위치한 ‘꿈이 자라는 뜰’(이하 꿈뜰)은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성장을 돕는 돌봄농장이다. 이곳은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이 마을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배우고 익히며, 관계를 맺으면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일꾼, 주민으로 자라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은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곳이다. 사회적 농업은 지역사회가 농업을 매개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협동과 나눔을 공유하는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탈리아나 네덜란드와 같은 유럽 국가에서는 1970년대부터 본격화 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꿈뜰의 시작은 2004년 홍동중학교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와 풀무전공부에서 산책도 하고, 마을주민교사와 함께 원예활동을 하던 것에서 비롯됐다. 이 활동이 매년 이어지면서 정기적인 방과 후 수업이 되었고, 초등학교 학생들도 참여하는 원예활동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다가 2009년에 홍동초등학교와 홍동중학교가 전원학교 사업을 시행하면서, 프로젝트 중에 하나로 이전에 해오던 그 원예활동을 바탕으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위한 직업교육과정’을 만들게 됐고 이 교육과정의 이름을 ‘꿈이 자라는 뜰’로 부드럽게 다듬고, 홍동초등학교·홍동중학교·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학생들이 매주 정기적으로 마을 주민교사와 만나는 배움터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이 지금에 이르게 된 계기가 됐다.
꿈뜰의 운영주체는 마을 주민이다. 그 중심에 자신을 ‘대표 일꾼’이라고 소개하는 최문철 씨(41)가 있다. 최씨를 비롯한 5명의 마을교사는 초·중·고교별로 요일과 시간을 정해 찾아오는 장애학생들과 함께 일을 하며 농사일을 가르친다. 인근 학교의 특수교사들은 장애인 교육 노하우 등을 자문해주고 있다. 
최씨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마을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배우고, 익히고, 관계를 맺음으로써 자기 자리를 찾고 제 몫의 일을 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곳”이라고 꿈뜰을 소개했다. 꿈틀은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현재 7명의 종사자 가운데 2명이 발달장애인이다. 
꿈뜰의 형편은 늘 넉넉하지 않았다. 장애학생들과 함께 키운 채소·꽃·허브의 모종 등을 팔아 돈을 벌지만, 일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시급은 최적시급 수준이다. 운영진은 현재 임의단체로 돼 있는 꿈뜰을 협동조합으로 바꿔 지속가능성을 높여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꿈뜰의 꿈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는데는 유기농, 마을생협, 의료생협, 풀무학교, 전공부가 잘 자리 잡고 있는 충남 홍성이라는 마을이어서 가능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홍동면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촌형 협동조합의 천국이다. 농업과 농촌을 매개로 한 다종다기한 협동조합들이 마을의 심장과 실핏줄을 형성하고 있다. 오리농법의 유기농 쌀을 대표하는 홍성풀무생협과 홍성유기농, 빵공장을 겸한 풀무학교생협, 쌀가공공장 다살림, 떡공장 홍성풀무 등 수억~수십억원 규모의 협동조합형 사업체들도 즐비하다.
마을경제를 지탱하는 풀무신협의 자산은 250억원대에 이른다. 그물코출판사, 갓골목공실, 느티나무헌책방, 반짇고리 공방, 할머니협동조합, 원예조합 가꿈, 논배미 등 이름도 예쁘고 아기자기한 수십개의 협동조합형 사업체들은 서로 기대고 끌어가며 거대한 협동의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청년 농사꾼들의 젊은협업농장과 얼렁뚝딱(집짓기협동조합)은 올해 새로 생겨난 막내 협동조합이다. 대규모 경영난에 빠진 홍성한우 홍동점을 협동조합으로 전환해 회생시키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 경제가 지역에 뿌리를 내리면서 홍동면은 영아와 어린이집부터 초중고교와 전문대학 과정까지 돌봄과 학교 시설이 갖춰져 있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유일한 면 지역이기도 하다. 면의 어디를 가나 아이 울음소리가 이어지고, 젊은이들이 일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홍동면 사람들은 “풀무학교에서 지역 일꾼을 길러냈고, 그들이 협동의 가치로 지역을 살리는 선순환이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꿈뜰처럼 농업을 통해 장애인·노인·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에게 교육의 기회와 돌봄서비스, 더 나아가서는 일자리까지 제공하는 ‘사회적 농업’이 지역에 주는 시사점은 크다. 고령화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는 농촌 현실에 사회적 경제를 통해 지역일꾼을 길러내고 지역민이 협동의 가치로 지역을 살리는 선순환 효과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꿈이 자라는 뜰 최문철 대표는 “농업은 텃밭을 가꾸는 소꿉장난이 아니다. 그나마 학령기 때는 괜찮지만 사회에서 밥벌이가 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며 “사회적 농업은 생산이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안전한 기지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동취재> 우용희 편집국장, 장정안 취재부장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