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지역특화교육으로 운영되어 오던 가야금 방과 후 수업이 갑작스레 중단된 가운데 이를 두고 지역에서 설전이 오가고 있다. 일부 교육단체를 중심으로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논란을 파생하고 있어 학부모와 학생들을 혼란시키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영암교육지원청에서는 방과 후 학교와 영암가야금교실, 가야금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갸야금 수업이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시행 2년 만에 방과 후 수업, 가야금교실, 가야금 캠프 등 수업이 모두 중단됐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영암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영암군 지역특화교육으로 가야금 수업이 진행된 것은 2017년부터. 첫 시행 때만 하더라도 전라남도와 전남도교육청, 영암군에서 각각 1억원씩 총 3억원의 예산으로 진행됐다.
넉넉한 예산을 통해 학교별로 가야금을 구입하고 강사를 초빙해 가야금 교실을 운영하는 등 지역 특화교육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행 2년차인 지난해 갑작스럽게 전라남도에서 1억원의 예산 집행에 난색을 표했다.
영암에만 국한된 교육프로그램에 예산을 퍼주는 것이 힘들다는 이유였다. 이에 나임 교육장 등이 전남도를 찾아가 읍소를 했으나 한번 삭감된 예산을 찾아오기는 쉽지 않았다. 부족한 예산은 전남도교육청에서 추가로 5000만원을 지원하며 가야금 수업은 그나마 유지됐다.
하지만 올해 전남도교육청마저 예산이 미확정 상태가 되면서 가야금 교육이 직격탄을 맞았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민의 예산을 영암만의 교육프로그램에만 집중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해당 지자체가 책임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산이 영암군에서 지원하는 1억원만 남아 방학캠프 등이 중단되자, 교육에 참가했던 학생과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모들은 가야금 수업을 들었던 자녀들이 예산상의 이유로 수업이 중단되면 교육과정에서 연속성이 떨어져 수업의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야금수업 중단이라는 상황이 될 때까지 대비책을 제대로 마련해 놓지 못한 교육행정의 부실한 대처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지원청은 올해부터는 가야금 구입과 관련된 예산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는 3월부터 학교별 가야금 수업 등은 예년처럼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인간문화재 양승희 선생 초빙 수업 등 특별 레슨 형태의 주말 및 방학캠프는 타지의 학생들도 다수가 참가하고 있으며, 일부의 학생들을 위해 예산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기간을 조정하거나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이 같은 설명은 이미 학교와 학부모들에게 설명해 혼란이 없도록 조처를 했다는 것이 영암교육지원청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육단체에서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장석웅 교육감이 당선되고 전임 교육감의 사업에 대해 예산을 삭감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교육감 탓으로 돌리며 소문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어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로 하여금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나임 교육장은 “장석웅 교육감이나 전남도교육청에서도 가야금 교육이 꾸준하게 가야하는 것은 동의한다”며 “하지만 특정 지역 특화교육프로그램에 예산을 투입하게 되면 다른 시·군도 동일한 수준의 예산을 책정하고 집행해야하는 어려움 때문에 그런 것이지 일각에서 주장하는 얘기는 모두 틀린 말이다”고 말했다.
이경자 참교육학부모회 영암지회장은 “교육공동체를 표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한 지역의 교육적폐들이 교육의 본질보다 정치적 이해관계로만 교육을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일이다”며 “학생들 모두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일부 교육단체를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