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간호사 ‘태움’ 논란과 함께 간호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의료취약지의 간호사에게 인건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나 정작 영암은 의료취약지역에 포함되지 못하고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4일 이같은 내용의 ‘의료취약지 간호사 인건비 직접지원 시범사업 지침’을 공개했다. 의료취약지 간호사 인건비 직접지원 시범사업 지침에 따르면 시범사업으로 의료취약지의 간호사 인건비를 건강보험에서 직접 지원해 이를 통해 입원환자에게 질 높은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별 간호인력의 양적 수급 적정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시범사업의 대상기관은 소득세법 시행규칙 제7조 제4호에 따른 의료취약지역 소재의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기관 당 최대 4명까지 간호사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경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영암이 의료취약지역으로 포함되지 않음에 따라 지역에서는 이러한 지원 사업에 신청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이번에 대상으로 제한한 의료취약지역으로 전남도에서는 신안군을 비롯해 완도군, 담양군, 곡성군, 진도군, 강진군, 장흥군, 구례군, 무안군, 함평군, 장성군, 고흥군 등 총 12곳의 지역이 포함됐다. 목포시나 나주시, 광양시, 여수시, 순천시 등 이미 일정수준 이상의 의료체계를 갖춘 시 단위 지역을 제외하면 군 단위 지역에서는 영암을 비롯해 해남군, 화순군, 보성군, 영광군이 의료취약지역으로 포함이 되지 않았다.
특히 영암은 2년여 동안 야간 응급의료시설이 없어 보건소에서 당직의료기관을 운영할 정도로 의료시스템이 낙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건복지부가 정한 의료취약지역에 포함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상당한 모순이 있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가까운 강진은 공공의료시설인 의료원이 입지해 있고 장흥군 등도 종합의료기관이 지역에 있어 영암보다 더 나은 환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의료취약지역으로 포함돼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적 선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인들은 지역 정치인들의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의료취약지역의 기준이 된 소득세법 시행규칙의 경우 지난 2008년 4월 29일 개정돼 10여년 동안 별다른 개정작업 없이 유지되어 왔고 이번에 지원 사업에서도 10년 전 개정된 의료취약지역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지역을 대표해 국회 활동을 펼쳐왔던 국회의원들이 2년 전 영암병원 응급실 폐쇄 이후 변변한 야간응급실도 없는 취약한 의료 환경에 놓여 있는 지역민들의 현실에 맞는 입법 활동에 대해 큰 관심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재 지역 국회의원 자리가 공석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 이러한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지역 병원에 간호사 인건비를 지원은 둘째 문제고 야간응급실도 없는 영암이 의료취약지역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며 “앞으로 이대로 둘 경우 정부나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사업에서 영암은 계속 불이익을 볼 수 밖에 없고 지역민들의 의료복지는 계속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지역 정치인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