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으로 한계가 있지만 최선을 다해 막아야죠”
지난 16일 서호면 금강리 신금대교 인근에 설치된 신금초소에서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리농가자율방재단 관계자는 착잡한 표정으로 어렵게 한마디를 뗐다.
자율방재단원들의 표정이 침통한 것은 지난해 10월 발대식을 가지고 소독장비를 설치해 지역의 밀집사육 지역, 철새도래지 및 주요 간선도로를 구역으로 나누어 세세하게 방역·소독을 실시했지만 전북 고창에서 시작된 AI의 전파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국적인 오리 주산지인 영암은 지난달 10일 신북면을 시작으로 AI가 들이닥쳐 지금까지 AI확진 판정을 받은 4농가를 비롯해 총 16농가 29만7000여수의 오리가 살처분을 받으며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때문에 아직 정확한 피해액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보다 피해액이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군의 지원 아래 방역차량까지 총 10대로 늘려 여느 때보다 더욱 방역에 힘을 쏟았지만 오히려 피해규모가 전년대비 커지자 자율방재단원과 농가관계자들은 방역이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것 같다는 뜻도 비쳤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주 기록적인 한파 속에서도 군과 자율방재단의 노력 덕분인지 지역에서의 AI발생이 다소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지역의 농가들이 막바지 출하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 방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군 관계자는 “총 3단계의 통제를 통해 AI의 확산을 막고 있다. 이달 말이 되면 지역 농가의 출하가 대부분 완료되는 만큼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직 출하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방역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용진 오리협회 영암지부 회장은 “초소 11곳을 순회 점검하고 부족사항을 보충하고 소독내용을 확인하다 보면 하루가 간다. 부족한 인력으로 힘이 부치지만 그나마 군에서도 많은 신경을 써준 덕분에 지금까지 방역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곧 방역활동이 마무리가 되어 몸은 편안해 지겠지만 심적인 안정을 찾기 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권 회장은 “새 정부 들어 최저임금을 올리는 등 국민들의 생활을 살피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AI양성농가, 예방지역 살처분 농가에 지급되는 생계안정자금이 현실적으로 생활을 영위하기에 많이 부족하다. 농가들이 최선을 다하는 만큼 관계부처도 이런 농가들의 마음을 헤아려주길 바란다”며 현실적인 바람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