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암언론협동조합 이사장 박 웅

한 그루의 나무도 새로운 곳에 자리를 잡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많은 우여곡절과 노력, 인내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영암지역의 몇몇 젊은 일꾼들이 보다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영암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지역신문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우려되는 바가 없지는 않았지만 우리 모두는 각자 먹고 살기도 팍팍한 상황에서 정성껏 출자하고 조합원으로 흔쾌히 가입하였습니다. 그것이 2014년 9월 5일 영암언론협동조합 창립과 그해 11월 28일 영암우리신문 창간호 발행 때의 일입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세월이 흘렀습니다.
벌써 햇수로는 4년, 만 2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을 쌓은 것입니다. 함께 일할 사람이 없어서 가족들 눈치를 살피며 수없이 신문을 만들고 접어야 했을 편집국장에게는 죽기보다 힘든 아픔의 시간이었을 수도 있고, 부족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답 없는 회의를 참여해야 했을 임원들에게는 수렁 속에 빠진 듯한 시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것을 곁에서 지켜보며 인내해야 했을 조합원들과 의로운 선후배들 입장에선 애타고 가슴 조리는 세월이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저 사람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의구심의 눈초리로 관찰하는 시선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그 누구도 영암우리신문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어려운 시간들을 잘 버티고 이겨낸 것입니다.
고맙고 또 고맙다는 감사의 말씀을 올려야 하지만 정작 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다짐의 말입니다.
불가능한 것을 이루고자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은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저는 영암언론협동조합 조합원 모두가 영암지역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그런 현실을 견뎌낼 수 있는 단련된 실력을 쌓아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 같은 존재로 성장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현 시점에서 우리 모두가 깊게 사색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부족한 제 생각을 대신해 신영복 선생의 글을 여러분 모두에게 들려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세월호의 참사는 하부의 평형수를 제거했기 때문입니다. 과적 증축 정원초과 등 상부의 과도한 무게에 비하여 하부의 중심이 허약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교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부를 증축하는 감시권력의 강화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부의 중심이 든든해야 합니다. 하부는 서민들의 삶이며 그것을 지키려는 민중운동입니다. 이러한 서민들의 의지를 억압하고 상층권력을 강화하는 것은 평형수를 제거하고 또 다른 세월호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2017년 3월 10일

영암언론협동조합 이사장 박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