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3일 치러지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가의 선거 열기가 서서히 달궈지고 있다. 현재 지역구가 존재하지 않아 예비후보자의 등록조차 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내홍을 수습한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고 22일부터 본격적인 선대위 체계로 전환할 예정이고, 20일 보성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이 전남도당 창당대회를 열었다. 또 23일에는 광양에서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가 전남도당 창당대회를 열 예정이며,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신민당과 박주선 의원의 신당 역시 분주한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

황주홍 의원, 출판기념회 열어
이하남 군의장, ‘국민의당’으로
호남지역 정치권의 이합집산 행태에도 지역민들은 여전히 관망의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일부 정치권에서의 조급함이 엿보이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13일에는 제20대 총선 일정상 의정활동 보고가 금지되는 기간을 하루 앞두고 황주홍 의원이 강진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1만 명 운집을 목표로 하겠다던 출판기념회는 예상과는 달리 한산했다. 700여 개의 좌석은 연설이 시작되었음에도 빈자리가 눈에 띄게 보였으며, 차량행렬에 30분 가량 교통체증이 일어났고 지역민 5000여 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참석자들조차 영암에서 2~300명, 전체 1000여 명 남짓이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또,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는 이하남 영암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전라남도의회 김광준(장흥), 곽영체(강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 세 의원은 “영암·장흥·강진의 당원 6212명을 대표해 탈당계를 제출했다”며 기자회견을 가지며 “더불어민주당은 계파 패권주의와 자신만이 옳다는 이분법적 사고에 빠져 당의 체질 개선과 국민이 염원하는 정권교체의 길을 외면하는 정당이 돼 버렸다. 당의 변화와 혁신, 총선승리와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당에 남아 무기력하게 있을 수는 없다”고 밝히고 “이는 무책임한 것이고,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며 “국민의당과 함께 희망의 중도개혁 정당, 증오의 정치가 아니라 평화의 정치를 꿈꿔 201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황주홍 의원실에 확인결과, 탈당계를 제출한 명단 제공은 어려우나 영암군에서는 김재성 산림조합장, 서도일 축협조합장, 김영봉 전 군의원 등 2300여 명이라고 알려왔다.

더민주, “구시대적 세몰이”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에 확인한 결과 탈탕계가 제출된 당원은 21일 오후까지 532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6000명 이상이 탈당계를 제출했다는데 실제 탈당계를 제출한 인원은 532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을 음해하려 언론을 활용해 구시대적 세몰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정당법상 본인 동의와 자필 서명이 반드시 포함된 양식의 탈당계를 본인이 직접 제출해야 탈당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탈당계가 제출된 명단을 토대로 전수조사를 하고 있으며, 본인 동의 없이 탈당계를 대필한 경우가 다수 적발돼 정당법 위반에 따른 고발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현재 영암지역의 권리당원은 3734명이며 전남 전역에 입당원서만 제출하거나 기간약정 당원을 포함하면 36만여 명이다. 탈당계가 제출되지 않는 이상 영암에서 탈당했다는 2300여 명이 권리당원이었는지 조차 확인할 수가 없다”며 인원수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졌다.
80여 일 밖에 남지 않은 제20대 총선의 최대 맹점은 19대 국회에서 선거구획정을 매듭짓지 못하고 지역선거구 부존재 상태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역 정치인들은 이전 선거구였던 영암·강진·장흥의 경우 지역구 재편의 중심에 있기에, 전국적인 또는 호남지역의 정계개편 상황에서 여전히 관망하는 모습이다.
당초 국민의당 창당발기인 명단에 올라있었던 김연일 도의원의 경우도 탈당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전동평 영암군수와 우승희 전라남도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