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기획사업, 일방 추진도 모자라 ‘숟가락 얹기’

행안부 장관상까지 받았던 국민디자인단 사업
2020년부터 일방적인 불통 행정에 성과 급급
[2022년 7월 1일 / 제374호]
강용운 기자l승인2022.07.01l수정2022.07.0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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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생각을 공공정책에 반영한다는 취지의 국민디자인단 운영을 최근 2년 동안 영암군이 주도해 일방적으로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참여한 주민들은 담당자가 의도한대로 따라 움직일 하나의 말에 불과했다.

국민디자인단은 ‘주민들이 정책의 발굴·설계·추진 과정 전반에 직접 참여하며 서비스디자인 기법을 통해 공공서비스를 개발·발전시킨다’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는 국민참여형 정책모형이다. 

영암군 국민디자인단은 지난 4년전 출범해 2018년 ‘금정면 오지마을 어르신 지킴이’ 정책을 개발하며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2019년에는 미세먼지를 주제로 국민디자인단을 운영하며 다양한 해결 방안들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후 영암군 국민디자인단 운영은 영암군청 기획팀이 미리 만들어 놓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조직·운영됐다. 2020년 ‘스마트 마을회관 구축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영암군은 미리 결과물이 포함된 사업계획서를 준비했고, 사실상 국민디자인단 참여 주민들을 설득했다.

당시에도 이미 짜여진 각본에 의해 결론이 도출될 것이 분명함에 따라 몇몇 주민참여 위원들은 ‘들러리 노릇은 싫다, 예산 낭비가 뻔한데 밀어 붙인다’는 불만을 표하며 위원 사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특히 이전 사업 대비 수십배 이상의 많은 예산 투입이 불가피한 ‘스마트 마을회관 구축 사업’은 국민디자인단 사업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

계획대로 이 ‘스마트 마을회관 구축 시범 사업’의 주제는 마을회관에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한 스마트TV를 설치해 군정 정보를 송출하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마을회관 이용층에게 각종 행사나 군의 보조금 지급 내역, 축제 행사 등의 군정 정보를 제공해 쌍방향 소통을 하겠다는 주장이다.

영암군 403개 마을 기준 시설비만 26억원이 투입할 계획이다. 운영비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실시한 시범사업을 기준, 마을별 월 300만원 가량으로 403개 마을로 환산하면 월 12억원, 1년 140억원이 지출된다. 스마트TV 등의 시설투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비춰보면 최소 연간 150억원 이상을 지출하는 사업을 기획한 것이다. 

마을회관 이용층이라는 특정 대상이 마을회관을 이용해 TV를 켜고, 해당 채널을 시청해야만 사업의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를 위한 지출 규모로는 과다한 것이라는 지적에는 여전히 귀를 막고 있다.
영암군은 해당 스마트 마을회관 구축 사업을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 사업에 신청했지만, 역시나 거절당했다. 

올해에도 규모를 축소해 총 5억원의 사업비(국비3, 도비1, 군비1)를 요청했지만, 1억원 확보됐고 군비는 아직 마련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영암군 관계자는 “지난해 공모사업을 신청했으나 단독으로 신청해 공모에 선정되지 못했다. 올해는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이전 시범으로 구축된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마을 어르신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영암군은 2년 전 스마트 마을회관 구축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마을회관 주 이용객층의 만족도 및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그 이유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마을회관 자체가 폐쇄돼 확인 여부조차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지적에 영암군은 “이번 공모를 재신청하면서 시범 운용 중인 스마트 마을회관의 장단점을 확실히 파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1년 추진한 ‘대불산단 활력있고 아름다운 거리 조성 사업’은 영암군청 기획팀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다. 해당 주제는 이미 전라남도가 2019년 국민디자인단 정책발굴사업으로 추진해 영암군과 함께 사업을 기획했고, 2021년 4월 산업통상자원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선정된 공모사업이 기본계획 용역에 들어간 이후인 2021년 8월 31일에서야, 영암군 국민디자인단은 해당 사업을 디자인단 운영 주제로 추진한 것이다. 

2020년에 이어 2021년 당시에도 주제 선정은 영암군 기획팀에서 결정했고, 최근 본지의 취재에 대응하면서 2019년 전라남도 국민디자인단 사업이었음을 인지할 정도였다.
지난달 29일 전남도 국민디자인 사업 관련 담당자는 “2019년 당시 모든 사업이 영암군의 책임 아래 전적으로 추진됐던 것으로 안다. 영암군이 먼저 사업 요청을 한 후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어 “전남도의 국민디자인단 성과로 보도된 부분은 도비가 포함돼 사업이 진행됐던 것으로 우리의 사업 일환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사업은 영암군에서 공모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영암군 기획팀에서는 “무슨 상황인지 전혀 모른다. 전남도에서 언급한 사업은 여성 친화형 도시거리 주거 지역 내에 거리 조성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대불산단 청년 친화형 세부 사업의 일환으로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했을 뿐이다. 사실을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영암군 투자경제과에 따르면 2021년 4월 선정돼 ‘대불산단 활력있고 아름다운 거리 조성’ 사업은 대불국가산단에 2023년까지 총 24억원을 들여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왕인박사의 거리, 솔라시도 거리, 바다로 세계로 미래로 테마 거리 조성 등 3개 구간 1.37㎞를 조성한다. 현재는 업체 선정 계약이 끝난 상태로 설계용역 과정에 있다. 

결국 이미 공모사업 선정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에 국민디자인단이 속된 말로 숟가락을 얹었다고 볼 수 있다. 
국민디자인단에 참여했던 위원들도 불만이 많다. 국민디자인단 위원들을 배제한 채, 미리서 주제를 선정해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행정 추진, 위원들은 결국 거수기 노릇밖에 할 수 없는 형국이기에 영암군 국민디자인단의 본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또, 영암군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기획감사실이 매번 이같은 사업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암군정에 희망이 없다며 성토하고 있다. 
이에 영암군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와 마을이장을 포함해 밤 늦게까지 디자인단 위원이 심도있게 논의했다”며 “위원들 거수기 노릇을 비롯한 일방적인 밀어붙이식 행정 추진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강용운 기자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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