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면 동호리 우사 설립을 놓고 마을주민들과 건축주의 감정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

지난달, 순조로운 협상 분위기를 탈 것으로 보이던 예상과는 달리 양측은 현재 합의점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데다 비대위 관계자가 공사현장의 굴착기 기사를 둔기로 폭행해 경찰조사를 받는 등 법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호리 주민들로 구성된 ‘우사허가 철회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마을 내 우사 신축은 절대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건축주측은 본인들도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먼저, 비대위측은 해당 건축주가 동호리 출신이 아닌 외지인이라는 이유와 대형우사의 악취를 문제 삼아 우사 신축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건축주 A씨가 우사를 신축하려는 부지는 당초 여러 명의 소유권자가 나눠 갖고 있던 쪼개진 땅으로 마을 내 축사를 해당 부지로 이주시키기 위해 마을사람들이 각 소유권자들을 설득해 마을 내 농장주 B씨에게 매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주를 조건으로 해당 부지를 매수한 B씨가 약속을 어기고 현 건축주 A씨에게 되팔았으며 심지어 이 과정에서 상당한 금액의 시세차익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비대위의 주장은 마을 내 축사를 외진 곳으로 이주시키기 위해 B씨와 합의하에 해당부지의 매수를 도왔지만 B씨가 A씨에게 부지를 되파는 바람에 마을 내 축사 이주의 뜻은 물거품이 됐고 오히려 마을에 대형 축사가 하나 더 들어서게 됐다는 것이다.

최동수 비대위원장은 “현재 우리 마을에 있는 축사들로도 악취와 환경오염, 미관저해 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더군다나 외지인이 우리 마을에 들어와 1000평이 넘는 대형우사를 신축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우리 마을 내의 축사를 그나마 떨어진 곳으로 이주시키기 위해 마을사람들이 힘을 모아 매수를 도왔는데 기존 축사는 그대로 있고 대형축사가 하나 더 들어선다면 어느 누가 환영할 것인가”라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반면, 건축주 측은 본인들은 어떠한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억울한 피해를 입고 있으며 정상적인 절차와 허가를 얻어 진행하는 우사 신축이 가로막히는 바람에 재산상 손해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하루라도 빨리 합의점을 찾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해당 부지가 이런 이해관계가 엮여 있는 줄 알았다면 매수를 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이미 해당부지 바로 옆에 A씨가 신축 예정인 축사의 4배가 넘는 규모의 초대형 우사가 정상 운영되고 있어 마을주민들이 악취를 이유로 삼아 반대할 줄은 몰랐다며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표했다.

또, 본인도 군서면 동호리의 주민이 아닐 뿐 영암 토박이인데도 외지인이라는 프레임은 과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마을주민분들이 반대하시는 이유를 듣고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해보고자 여러 번 찾아뵙고 사과와 이해를 부탁드렸지만 합의점을 찾기는 힘들었다”며 “공사가 길어지며 재산상 손해는 늘어만 가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A씨는 “연로하신 부모님과 우리 부부가 함께 운영하기 위해 온가족이 전 재산을 투입한 것도 모자라 상당한 비율의 대출까지 받은 상황인데 지금에 와서 계획을 접는다면 부모님과 우리 가족은 모두 길거리에 나앉아야 한다”며 “돈이 많아 혼자서 운영할 생각이었다면 문제가 커지기 전 이미 계획을 접었겠지만 이제는 우리 부모님과 가족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가 돼 버렸다”며 울먹였다.

한편, 해당 신축허가와 관련해 위반 사항이 있는지에 대한 문의에 영암군 관계자는 “해당 신축허가를 신청을 받고 현장에 나가 직접 실측한 결과를 토대로 승인한 사안이다”며 “현재 해당 허가를 다시 검토해봤지만 규정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