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행정심판이 청구된 직후 찾은 현장. 굴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뿜어져 나오는 연기 속에 어떤 물질들이 있을런지.

행정심판 패배로 곪았던 민심을 자극한 ‘영암군의회’를 향해 결국 민심이 폭발했다.
미암면 춘동리에 위치한 폐기물종합재활용업체 (유)YK환경의 소음과 악취 등에 의한 환경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던 미암면 주민들이 지난 20일 제232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영암군의회를 찾아 항의했다.
이들은 지난 5월 29일 영암군의회 김철호 의원이 제231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환경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YK환경을 두둔한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전남행정심판위원회, 'YK 환경 영업정지 처분 '취소'하라"

해당 업체는 2012년 6월에 폐기물 종합재활용업이 허가되어 운영중인 사업장으로 설립 2년여 만에 23차례의 민원이 발생해 이에 따른 지도·점검·행정처분이 진행됐던 환경 민원 다발 업체다. 잦은 민원에 대해 계속해서 지도·점검을 이어가던 영암군은 지난해 10월 10일 운영기록부 미작성 등 적발된 사항을 ‘폐기물관리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12월 1일자로 과태료와 영업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을 했다. 하지만 YK환경 측에서는 곧바로 “영업정지에 대한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취소하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전라남도 행정심판위원회에서는 지난 3월 31일 영업정지 처분 취소를 재결(裁決)하며 YK환경의 손을 들어줬다. 영암군이 지도점검 당시, 소각로에 투입된 증거물을 입수하지 못했고 촬영한 사진으로는 증거 보존을 입증하기 어려워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다는 판단이었다.
 

영암군의회, " '소음.악취' 문제될 것 없었다"

미암면 주민들의 기대와는 반대되는 결과였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의 고충을 감내해야하는 미암면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는듯, 영암군의회에서는 영암군의 행정 처분이 부적절했다면서 YK환경을 옹호하는 발언이 있었던 것이다.
김철호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영암군의회 의원들이 업체를 현장 방문했는데, 줄기차게 제기된 민원내용과는 정반대였다”며 “2년 동안 무려 스물세차례나 탄원 및 진정이 제기되었고 전라남도에 감사청구까지 된 공장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했고, 소음은 물론 냄새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고 역설했다.
또, 소음과 악취 문제와는 전혀 동떨어진 일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1개월 영업정지는 기업체에게 사형선고라며 ‘보복행정’이자 ‘권한남용행위’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영암군 관계자가 행정소송 진행을 언급하자, ‘무감각적인 뻔뻔스런 행태’라고 비난하며 전동평 군수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대기오염 배출허용기준 초과' 개선명령 진행중

하지만, 영암군의회 임시회 5분 발언 내용과는 달리 YK환경은 행정심판에서 승리했지만 여전히 환경문제로부터 자유롭지는 않다. 지난 4월부터 매월 실시된 ‘대기오염도 검사’ 결과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이 3차례에 걸쳐 내려진 상태다. 이에 대해서도 YK환경은 측정결과에 이의를 신청했으며, 전라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의 의견에 따라 올해 12월까지 개선기간을 거쳐 재측정하도록 시간을 벌어놓은 상태다.
 

미암면민 주민들, "영암군의회 입장 밝혀라"

이런 영암군의회의 ‘무감각적인 행태’에 특별한 해명의 기미가 없자, 결국 미암면 주민들이 행동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날 항의방문한 미암면 주민들은 미리 준비한 성명서를 통해 “공기 좋고 아름다운 살기 좋은 미암면이 악취와 소음 그리고 알 수 없는 연기로 정신적 신체적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환경을 보호하여 군민의 삶의 질을 향상 시켜야할 영암군의회에서 오히려 환경에 악행의 길을 가고 있음에 미암면민들은 강력히 규탄한다”고 영암군의회를 성토했다.
특히 주민들은 “공익에 최우선을 두고 직무를 수행해야할 영암군의원이 해결 방안 모색은커녕 기업인과의 사사로운 관계를 염두하며, 공익을 저버리고 개인 사업을 두둔하며 미암면민을 우롱함에 대해 심한 환멸을 느낀다”면서 “미암면민들을 무시한 발언에 대해 전 면민들에게 입장을 밝혀라”고 요구했다.
또, 주민들은 이미 삼호읍에서 ‘스티로폼 가공공장이 주민들의 민원에 의해 대불공단으로 옮긴 사례’가 있음을 상기해 해당업체가 공업단지로 이설하는 방안을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미암면 주민들의 요구에 김철호 의원은 “상처 드려 죄송하지만 영암군의 행정을 지적한 것”며 해명했고, 조정기 영암군의회 부의장은 “업체와 주민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며 군의회가 주선할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