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퇴근 시간이 가까운 오후 6시쯤 농협중앙회 앞에서 두드리면 통통 소리가 날 것 같은 갓 익은 수박이 가득 담긴 트럭을 세워두고, 버스킹(busking)을 하는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이춘옥(56) 씨로 평소 전남지역의 5일 시장을 두루 다니며 트럭에 제철과일을 싣고 장사를 하는데, 장사를 할 때마다 늘 기타 연주를 한다는 그녀는 일반적인 다른 길거리 공연자들처럼 바구니나 모자를 놓고 돈을 받지 않고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료 공연을 한다.
또한 현재 나주에 살고 있음에도 영암예뫼골음악학원 소속 음악인으로 활동하며 평소 영암5일시장이 열릴 때마다 꾸준히 들러 장사를 하고 버스킹을 해왔으며, 지난 4월 16일에는 영암에서 열렸던 세월호 1주기 추모식에서 공연도 했었다.
이춘옥 씨는 “내가 연주할 수 있는 음악이면 장르를 가리지 않아요. 생판 모르는 남이라도 나의 기타 연주에 맞춰 그 순간만큼은 서로 마음이 통해 즐겁게 춤추고 노래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겠어요?”라면서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