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문화창작공간(관장 김미희)에서 ‘숲&생명’이란 주제로 한지조형작가 이경자 씨의 초대전을 열고 있다. 6월 30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초대전은 이 작가가 갈대와 한지를 사용해 만든 작품 9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 작가의 ‘숲&생명’ 한지공예는 전남문화예술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2015 거주 예술인창작지원사업 ‘레지던스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군서면에 위치한 희문화창작공간에서 3개월 동안 거주하며 구상하고 제작한 작품들이다.

자연주의에 바탕을 두고 한국의 전통공예기법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하는 작품세계를 추구하는 이경자 작가는 서울에 살고 있어 평소 시골의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군서면에 단기간 거주하면서 아름다운 향토적 분위기가 감도는 영암의 풍경에 크게 매료되어 그 때 받은 느낌을 이번 작품 속 곳곳에 표현했다.

작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생명·숲Ⅰ~Ⅲ’은 갈대를 사용해 직조로 한 땀 한 땀 엮거나, 세우고 눕혀 조명을 받으면 빛과 그림자가 두드러져 마치 볼록 판화를 보는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인간의 삶을 표현했으며, ‘컴퍼지션’은 옛 전통 느낌의 한지공예에 현대적인 느낌의 못을 각각 다르게 배치해 인간의 내면의 여러 가지 모습을 나타냈다. 그리고 ‘성장’은 깔때기모양을 보고 영감을 받아 한지의 가장자리부분에 먹물을 모세관현상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 후 말아서 여러 장을 줄줄이 꽂아 제목처럼 성장하는 생명의 태동을 표현했으며, ‘행복한 구속’은 삼베를 깔고 그 위에 그물의 실처럼 한지를 얇게 말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는 구속은 행복함이라고 표현했다.

이경자 작가는 “희문화창작공간에 거주하면서 작품을 만드는 동안 영암 군민들에게 작품 설명, 한지공예를 가르치면서 직접 예술을 할 수 있어 좋았다”면서 “어떤 분은 내 작품을 보고 나락(벼)들이 누워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생각지도 못한 작품 감상평에 영암사람들도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수준이 높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희문화창작공간은 김미희 관장이 협동조합으로 형태로 운영하고 있으며, 전남문화예술재단에서 강화하고 있는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의 일환인‘ 2015 거주 예술인창작활동 지원사업’의 2년 동안 지원을 받아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리고 한지공예를 전문으로 닥종이, 도예, 압화, 염색 등 그 분야의 작가들을 초청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예술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공간과 전시회를 마련하고 있다.
김미희 관장은 “되도록 영암 출신 작가들을 섭외하려고 노력한다. 작가는 구애받지 않고 이곳에서 먹고 자며 작품 활동을 하고 주민들은 여러 분야의 예술을 체험하면서 서로 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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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를 바탕으로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 한지작업

▲ 한지조형작가  이 경 자

나의 작업의 근간은 자연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한국의 다양한 전통공예기법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접목시켜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면서 한국적인 느낌이 살아있는 작품을 추구한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새로운 형상을 나타내야 하며 전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승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주변에 있는 전통을 재발견하고 그것을 우리 생활에 결합시킴으로써 우리가 도대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에대한 정체성을 작업의 이미지에서 표출하고자 함이다. 한지, 또는 나무 등을 이용하여 자연적인 것을 소재로 하여 작업을 하거나 버려지는 폐품 등을 이용하여 나만의 고유기법으로 작품에 활용하기도 한다. 색채 또한 자연에서 보여 지는 nature color를 작품에 접목시키고자 하며 공간을 빼곡히 메우기 보다는 비어있는 공간에 매력을 두고 작업에 임하고자 한다. 우리의 것이면서 세계인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융합적 사상과 한국 고유의 전통적인 기법을 담은 작품을 표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자 하는 것이 내 작업의 미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