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탈(脫)원전 바람을 타고 영암 지역에도 태양광 발전 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서면 지역민과의 마찰이 커지고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 대부분이 농촌의 농지나 임야에 몰리다보니, 경관훼손과 농작물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8일 금정면 연보리 다보마을의 우산정에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마을 주민 20여명이 모여 있었다. 이날 주민들은 마을 뒷산 부근에 4.6㎿급 대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겠다는 업체 관계자가 사업설명회를 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면서 급히 주민들이 모여 든 것.
설명회에 앞서 주민들은 최근 강원과 경상도 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 등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태양광발전소들로 인한 부작용들을 예로 들고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본격적인 사업설명회가 시작되자 주민들의 반대는 더욱 거세졌다.
지난 2017년 2월 9일 시행된 영암군 개발행위허가 운영 지침 제7조 발전시설 허가기준에 따르면 ‘①발전시설이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주요도로에서 100m이내에 입지하지 아니할 것. ②10호 이상 주거밀집지역(각 호별 거리가 50m 이내에 위치해야 한다)으로부터 직선거리 500m 이내에 입지하지 아니할 것 ③10호 미만 거주할 경우 직선거리 100m 이내에 입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발전시설 허가기준 상으로만 보면 21호가 거주하고 있고 민가와 신청 부지가 50m가량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마을의 여건상 애초부터 발전허가가 날 수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업자들은 입지규제 중 허점을 교묘하게 파고들었다. 업체 관계자는 위성지도상 다보마을 가구는 7가구여서 신청이 사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행정지도상 21호가 거주하고 있는 다보마을을 10호 미만 마을로 판단한 데는 2항에 예외규정으로 정하고 있는 각 호별 거리가 50m 이내에 위치해야 한다는 문구 때문이다. 즉, 주택과 주택 간 50m가 떨어져 있으면 마을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으로 업체의 유권해석이 받아 들여질 경우 사업부지에서 100m 이내로 범위가 좁혀지기 때문에 자칫 발전시설이 들어설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 마을 주민은 “400년 이상 유지된 다보마을이 신재생에너지 업체들의 편의를 맞춰주기 위해 둘로 나뉘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조례가 잘못 됐다면 바꿔야 하기 때문에 허가 유무를 떠나 군수든 군의원 이든 지속적으로 만나서 우리의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주민은 “태양광발전시설이 들어서면 농사를 짓고 평범하게 살고 싶어도 토사나 저주파로 인한 피해로 인해 마을은 황폐화 될 수 밖에 없다”며 “행정기간에서 인허가를 내줄 때 서류상으로만 검토하지 말고 주민들이 겪을 수 있는 피해를 철저하게 고려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한 명확한 대책도 마련한 뒤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관계자는 “현재 사업신청서 등 허가와 관련된 서류가 접수되지 않아 허가여부에 대해 말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서류가 접수되는 대로 허가발전 관련 조례 등을 철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