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함께 어울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검정콩을 꼭 닮은 까만 눈을 연신 깜빡거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쫄랑대며 의자를 나르는 1학년 마원 학생은 연주회가 끝나자 더 신이 난 모습이었다. 올해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뮤즈오케스트라 입단은 하나의 큰 도전이자, 신북중 학생이 되었다는 징표이다. 
농어촌 거점별 우수중인 신북중에서 특색교육으로 2015년 7월부터 ‘뮤즈오케스트라’를 운영해 오고 있다. 감수성을 풍부하게 하고 인성을 바르게 함양하며 끼와 열정을 꽃 피우는 특색교육의 하나인 ‘뮤즈오케스트라’를 통하여 학생들은 ‘1인 1악기 연주’로 기예(技藝)와 심성을 갈고 닦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다뤄 본 악기란 탬버린, 리코더, 하모니카가 전부인 1학년들에게 클라리넷, 색스폰, 신디사이저, 유포늄, 플롯 등의 악기들은 이름도 생소할뿐더러, 모습도 광택이 자르르 한 것이 왠지 모르게 고급스러워 괜히 만졌다가 흠집이나 생기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매주 화요일, 수요일 방과후에 남아서 하는 악기 연주 연습을 통해 낯섬과 조금씩 간격을 좁혀가고 있다. 
그렇게 지난 4개월을 신북중 ‘뮤즈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내가 악기를 부르는 것인지, 악기가 나를 단련시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고 지도하시는 선생님께서 지도하시는 데로 열심히 그리고 성실하게 부르고 닦고 다시 불렀다.
그리고 지난달 18일 ‘제2회 꿈이 자라는 음악회’가 열렸다. 학부모님들과 지역 주민들을 모시고 그간 갈고 닦은 악기들을 연주하며 그 동안 흘렸던 땀방울과 노력들을 하나로 모아 웅대하고 장엄한 선율로 함께 한 모든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특히 이번 음악회는 1학년 학생들이 중학교에 와서 처음으로 갖는 연주회였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음악회 일정이 잡히고 음악회가 다가오면서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도 주말에도 학교로 나와 음악회를 준비하는 1학년 동생들을 보면서 2학년, 3학년 선배들은 괜스레 긴장이 되어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고 이마며, 콧등이며 송긋송긋 땀방울이 맺혔다. 
전체가 하나 되게 하는, 하나 되어야만 하는, 전체가 하나로 어울려 맺혀 울리며 터져 나가야 하는 오케스트라 연주는 1학년이고, 2학년이고, 3학년이고 참가하는 모든 학생들이 신북중 ‘뮤즈오케스트라’로 거듭 태어나야 만이 가능한 것이었다. 신북중 학생들은 이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렇게나 웅장한 화음으로 자리에 함께 한 모든 이들의 마음을 촉촉이 적셨다. 비로소 하나 되는 신북중 ‘뮤즈오케스트라’. 함께 한 이들의 마음처럼 연주를 훌륭하게 해 낸 우리 아이들의 눈가에도 어느덧 촉촉한 이슬이 맺히는 등 공연장을 찾은 모든 이에게 감동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