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라 2016, 일어나라 그대’라는 제목으로 2016년을 시작한 영암우리신문이 한해를 마감하며 병신년(丙申年) 1년 동안 지역의 주요 이슈를 모아봤다. 2015년말 대학 교수들이 을미년(乙未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가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를 선정한 가운데 맞이했던 2016년, 국가 전체가 격동의 시기를 겪으며 지역에서도 뜨거운 민심이 표출되었다.

 

박근혜 퇴진 촛불, 영암서도 봉기
올해 대한민국의 가장 큰 화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었다. 서울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촛불이 들불처럼 일어났고, 영암에서도 지난 10월 영암민주단체협의회 등 시민사회단체가 시국선언에 동참한데 이어 11월 14일 영암군청 앞 광장에서 첫 촛불집회가 열렸다.
갓 걸음마를 뗀 아이부터 백발이 무성한 할아버지까지 당시 군 단위 지역에서는 드물게 약 700여명의 주민들이 촛불을 들어 올려 박근혜 탄핵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을 기점으로 영암군민 촛불집회는 12월 29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삼호와 영암에서 번갈아 가며 열렸으며 박근혜 정권이 퇴진할 때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4·13 총선, 선거구 통폐합으로 ‘깜깜이 선거’ 
박준영 의원 당선…선거법 위반 당선무효 위기

지난 4월 13일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선거일을 40여일 앞둔 3월에서야 영암·신안·무안 선거구로 통폐합되며 결국 ‘깜깜이 선거’로 이어지고 말았다.   19대 국회의 몰상식한 선거구 획정 일정으로 인해 지역민들의 참정권에 심각한 피해를 주었으며, 후보자에게도 알릴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못하며 21세기 들어 최악의 ‘인기투표’로 전락됐다. 
영암·신안·무안 선거구의 개표결과는 영암지역의 몰표를 챙긴 영암출신 박준영 후보가 9만9925표 중 4만998표를 획득하며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박 의원은 국민을 위하고 국가를 위하고 민족을 위하는 3위정신의 바른정치를 강조하며 3선 도지사에 이어 국회의원 배지를 가슴에 달았다. 

하지만 선거후 회계책임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당선무효 위기에 놓여 있는데다 자신 또한 총선을 앞두고 신민당 전 사무총장으로부터 공천헌금 명목으로 세 차례에 걸쳐 3억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며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3억1700만원을 선고받는 등 당선무효 위기에 처해 있다.

쌀값 폭락에 수발아까지 농가 ‘암울’

올해 영암의 농업은 진퇴양난의 한해였다.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든 9월 농심은 분개했다. 40㎏조곡이 3만5000원대를 기록하는 등 30여년 전 가격으로 쌀값이 폭락했기 때문으로 당시 농민들은 나락값 폭락 등 농업정책 실패에 책임이 있는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고 전남도청 앞에 쏟아붓는 등 울분을 표출하기도 했다.
쌀 값 폭락으로 시름하는 농가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종면을 중심으로 지역 곳곳에서 수발아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농민들의 한숨이 더 깊어졌다. 특히 지역에서만 총 1288농가에 3666㏊에서 수발아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발아로 인한 품질 악화로 수매도 어려워 농민들의 어깨를 더욱 쳐지게 했다.

 

아시아종묘, 끝내 피해보상 ‘나몰라라’

지난해 ‘배꼽빠진 멜론’ 논란으로 멜론농가들에게는 크나큰 상처를 안겨줬던 아시아종묘가 사고 발생 8개월만에 돌연 보상에 난색을 나타내며 보상이 무산됐다. 지난 6월 21일 그동안 주식상장을 이유로 보상을 지연해오던 아시아종묘관계자는 영암농업기술센터를 찾아와 이사회에서 보상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보상이 힘들다는 뜻을 전했다.
이로서 8개월 동안 차일피일 밀려오던 피해보상 문제는 유야무야되며 피해는 고스란히 재배농가와 영암군이 떠안게 됐다. 특히 아시아종묘는 신북 출신의 류경오씨가 대표로 있어 보상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았으나 기대와는 달리 피해보상에 난색을 표하면서 지역민들의 실망감이 더욱 커지기도 했다. 더구나 이러한 지역민들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종묘는 일부 지역 언론을 통해 여론관리에 나서며 눈총을 받았다. 

 

현대삼호중공업 ‘휘청’, 하청업체는 ‘도산위기’

2016년은 조선산업에 있어서는 악몽과도 같은 한 해였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됐던 조선산업의 불황이 이윽고 지역경제에 암울한 먹구름을 드리웠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인력 감축, 분사, 자산 매각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하자 현대삼호중공업도 구조조정에 나서 지난해 70명에 이어 올해 250여명이 정리됐다. 하청업체들의 상황도 심각했다. 수주 절벽에 따라 일감이 줄어들면서 인력이 감축되고 임금을 일당제에서 시간제로 전환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대불산단과 조선업체 상시고용인원도 지난해 2만3800명에서 올해 1만9500명으로 약 4300여명이 줄어들며 지역경제에 적지않은 생채기를 남겼다.

 

야간응급실 폐쇄와 당직의료기관 개소

지난해 8월 내홍을 겪은 끝에 어렵사리 운영을 재개했던 영암병원 야간응급실이 운영재개 1년여 만에 다시 문을 닫았다. 병원 측에서는 응급실 운영으로 인한 적자누적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행정당국의 비협조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호소했으나, 당시 부당이득환수금 26억원을 놓고 행정과 줄다리기를 위한 수단으로 야간 응급실 폐쇄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일반적 시각이었다.
야간응급실이 문을 닫으면서 의료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중 영암보건소가 지난 11월 25일 당직의료기관을 개소해 조금이나마 야간의료서비스 공백 최소화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보건소 측은 개소에 앞서 당직 간호사와 의료기기 등을 확보해 연중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끊임없는 환경민원 주민들만 속앓이

최근 몇 년 사이 시종과 신북, 미암면 등 지역 곳곳에서 환경관련 집단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호남자원재생을 비롯해서 다수의 비료생산업체가 존재하는 시종면의 경우 호남자원과 씨알영농조합으로 인한 악취문제가 심각했다. 최근 광주고법에서 진행된 행정소송이 마무리 됐지만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이다.
악취문제 뿐만 아니라 풍력발전의 문제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금정면 연소리 구 서광목장 부지에 있는 영암풍력발전이 가동 중인 터빈에서 발생하는 저주파소음으로 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으며, 신북면에서는 건축폐기물처리업체와 레미콘공장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로 심각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군민행복시대 실현…복지 16관왕 금자탑

민선6기 전동평 군수가 내건 ‘군민행복시대 실현’이라는 복지정책에 있어, 2016년은 영암군이 본격적인 복지행보를 알리는 해였다. 이에 따른 각종 성과도 무성했는데, 영암군은 최근 복지분야 3관왕에 이어 지역 봉사단체가 국무총리표창에 이어 지역출신 사업가인 신창석 회장은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복지분야 16관왕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는 전동평 군수의 핵심공약사업인 목욕·이·미용비지원사업과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100원 택시와 장애인 콜택시를 비롯해 장애인 복지사업, 복지이장제와 지역보장협의체로 구성된 인적 안정망 구축을 통한 복지사각지대 해소 등에도 적극 나서면서 복지 우수군으로서 입지를 굳건히 했다. 특히 내년에는 1000원 버스가 본격 시행될 예정으로 복지우수군인 영암의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8 전라남도 체육대회 유치 확정

영암군은 2016년을 스포츠마케팅의 원년으로 삼고 공격적인 스포츠 마케팅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온화한 기후와 접근성으로 전지훈련 최적지로 알려지면서, 전국종별 태권도 선수권대회와 유도대회 등 전국 및 도 단위 체육대회 개최와 동·하계 전지훈련팀 유치를 통해 5만8000여명의 선수단이 영암을 방문했다.
특히 190만 도민 축제의 장이 될 2018년 전라남도 체육대회 유치를 이끌어 내며 큰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를 위해 군은 공설운동장 개보수·주차장 조성, 실내체육관 개보수 등 100억원 규모의 사업도 예정대로 추진 중에 있다. 

 

씨름단 창단 논란

올 하반기 군정 중 가장 많은 논란을 낳았던 것이 바로 씨름단 창단이었다. 군은 우리 민족의 전통 스포츠인 씨름의 명맥유지를 위해 현대코끼리씨름단을 전격 인수하고, 씨름단 운영을 통해 민속씨름대회 출전 및 입상으로 농특산물 홍보효과를 거두고 각종 대회 유치·광고로 군 브랜드 파워를 강화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삼호읍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발발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특히 반대 측은 씨름단 운영으로 소요되는 15억 가량의 예산이 군의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고려했을 때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홍보효과도 크지 않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군은 지역의 반대여론을 반영한 조례수정안을 군의회에 제출해 씨름단 운영 승인을 이끌어내며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新사업 기틀 마련… 문화·경제 기반 닦아

올 한해 영암에서는 바둑과 드론, 자동차 튜닝과 같은 신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특히 조훈현 국수를 중심으로 하는 시니어 바둑팀과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를 통해 바둑의 메카로 떠올랐고 드론 분야에선 세한대학교와 나라항공기술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영암레저산업 드론페스티벌과 국내 최초 유인드론 시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드론분야에선 전국 탑브랜드 업체인 에어컴이 호남권 최초의 드론전문교육원 설립 승인을 들어가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여기에 국내 수제자동차의 선두주자인 모헤닉게라지스를 유치하는 등 조선산업에 국한되어 있던 지역 산업구조 다각화의 기반을 만든 한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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