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옛 고대국가인 마한의 제천의식 가운데 하나인 고유제가 전동평 군수등이 참여한 가운데 거행됐다.    고유제는 국가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전통의식 중 하나다.

영산강 유역은 마한시대에 비옥한 토지에서 벼농사가 발달했고 당시 바다와 접해있어 남해포 일대는 고대 문화교류는 물론 고대 문화가 꽃피웠던 큰 포구였다. 마한은 기원전 2세기경부터 한반도 중서부지역에 54개 소국이 번성하였고 백제에 점차 흡수되었는데 영산강 유역은 5세기 말까지 마한의 강한 세력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마한문화공원은 지난 2006년 준공되어 전시관, 마한생활문화체험장, 농경체험장, 고분탐사관, 전망대 등과 남해신당이 접해 있으며 3만 3000여㎡ 면적에 잔디와 6000여 주의 수목이 숲을 이루고 있어 학생들의 고대문화 체험학습과 기족 단위 문화 탐방의 요지로 상당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영암문화원에서는 이런 마한문화공원을 고대 마한문화의 중심지로 부각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마한축제’ 추진해, 마한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지난 3일 옛 고분군이 산재한 시종면 마한문화공원에서 열린 제1회 마한축제는 군민과 관객 등 10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김한남 영암문화원장은 “마한의 후손이 면면히 이어 살던 마한의 옛 터인 이곳에서 젊은이와 어른이 화합과 단결의 축제의 장이 마련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마한축제는 마한의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것이니만큼 영암군 문화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축제는 영암문화원 기찬풍물패의 길놀이로 시작됐고 관객들은 징과 장구, 북, 꽹과리로 만들어진 사물놀이 소리로 인해 저절로 어깨를 들썩거렸다.
이어서 조선시대 군사들의 무예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기예무단의 무술공연이 펼쳐졌다. 

기예무단으로 출연한 군사들의 날카로운 눈매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서늘하게 할 만큼 용맹스러웠다. 특히 군사들의 현대적인 군무와 옛 전통의상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도 이 축제의 핵심은 옛 마한에서 지냈던 고유제다. 고유제란 매년 5월과 10월에 마한의 진왕이 주관한 제천의식을 말하는 것으로, 이날은 백성들이 모두 모여 신에게 제사를 드리고, 춤과 노래 그리고 술을 즐기며 밤낮으로 쉬지 않고 놀았다.

마한 축제에서 강평일 영암시종노인회장이 고유제 제사장을 맡았고, 마한 진왕의 옷을 입은 전동평 군수와 함께 제단위에 마련된 쌀과 보리, 기장, 콩, 조 등 오곡백을 천지신명께 올렸다.
이어 제단 위에 불을 붙이고 북과 방울을 울렸고, 곡주를 세 번 나눠 제단 주위에 부었다. 그리고 제사장과 진왕은 천지신명께 세 번 절한 후 옛 마한의 기상을 하늘에게 고했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이주여성 감수지 씨는 “태국에서 시종면으로 시집을 오게 됐는데, 이렇게 한국문화를 체험하게 돼 기쁘다”며 “무엇보다도 마한의 제천의식 가운데 하나인 고유제를 보게 돼 한국 전통문화를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