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문앞에서 꽃다발을 사고 있는 학부모

지난 11일 도포중학교 다목적실에는 감미로운 음악이 흘렀다. 이어 학교생활의 추억이 담긴 동영상이 스크린에 나왔다.
11명의 졸업생들은 스크린에 자신들의 모습이 나오자 부끄러워하고, 어색해하면서도 학교생활의 추억을 돌아보는 동영상에 서로 웃고 기뻐했다. 

▲ 영암여고·영암여중 졸업식

‘잘 생겼다. 사진이 잘 나왔어 코가 없다’ 등 각종 환호성을 지르며 학교생활의 옛 추억을 나눴다. 
봉사활동 갔을 때의 모습, 체육대회, 진로체험 행사 등 각종 기억에 남을만한 이야기도 가득 담겨 있었다.
학교 추억사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졸

▲ 졸업식 후 선생님과 기념사진을 찍고있는 학생들

업생을 위한 선생님들의 격려 말과 함께 민연기 교장 선생님의 ‘졸업생 모두들 사랑합니다’ 라는 하트 장면이 나오자 졸업식에 참가한 학생들은 모두 까르르 웃었다.

이같은 ‘2014 추억 돌아보기’ 동영상은 도포중학교 학생들이 스스로 나서서 제작했다. 졸업생들을 위한 작은 선물이기 때문이다.
기술 가정을 맡고 있는 장금순 교사는 “선생님들이 지도하고 감독해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며 “학생들 스스로 선생님들에게 직접 찾아가 인터뷰 하고 찍고, 사진도 직접 골라 제작해서 졸업생들에게는 매우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더불어 장 교사는 처음 이 학교에 온 뒤 순수한 학생들의 모습에 반했다고 했다. 선생님이 무거운 물건을 들고 있으면 먼저 나서서 들어주고, 청소도 알아서 하고, 인사성도 밝는 등  심성이 매우 착하다고 자랑했다.
또 장 교사는 “전교생이 월출산을 올랐는데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등반에 성공했다”며 “학교 폭력도 지금까지 한 건도 없었고 아이들이 서로 사이좋게 지낸다”고 덧붙였다.  
장 교사는 “상급학교에 진학해서도 착한 마음을 잃지 말라 건강하라”고 축하했다.
이처럼 시골 학교의 작은 졸업식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도시에 위치한 큰 졸업식만큼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생님과 학생들 간에 격의 없고, 학생들끼리 서로서로 챙겨주는 등 정감어린 모습이 우리에게 크나큰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황진아 졸업생은 “전학 와서 학교생활 걱정했는데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고맙다”며 “상급 학교로 진학하고 나서도 중학교 친구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민연기 교장은 “졸업은 끝이 아니라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니만큼 한 단계 더 큰 목표를 가져라”며 “졸업생 모두 앞으로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