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전국농민회총연맹·한국진보연대 등 53개 노동·농민·시민단체로 구성된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민중총궐기’집회를 가졌다.
이날 사전 부문대회로 전국 2만여 명의 농민들이 참여한 ‘못살겠다! 갈아엎자! 농산물가격보장 농민생존권 쟁취’를 위한 농민대회는 서울 숭례문 앞 태평로에서 열렸으며, 서울광장에서는 8만여 명 노동자들이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15 전국노동자대회’가 가졌다.
또한 빈민·장애인 생존권 쟁취를 위한 ‘빈민·장애인대회’는 서울역광장에서, ‘헬조선 뒤집는 청년총궐기’ 청년대회와 역사쿠데타 저지·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민주민생수호 범시민대회’는 청년학생과들과 시민들의 참여 속에 대학로에서 각각 진행됐다.
우리지역 농민 250여명은 이른 아침 전세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올라가 ‘쌀값폭락·박근혜퇴진’ 머리띠와 쌀 포대를 쓰고 농민대회에 참석했다. 이날 대회사에 나선 이등질 회장은 “우리 농민들은 소비자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겠다고 어려움 속에서 묵묵히 실천해 왔으나 생산비마저 보장이 되지 않고 있다”며 “농산물 수입개방에 맞서 친환경 농업을 핵심으로 하는 농업정책을 적극 해나가야 한다. 농업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어, 전국의 농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농민이 천시되는 억울한 신세를 더 이상 한탄하지 않고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당당한 농민의 목소리를 알리고자 서울에 모였다”며 “정부와 국회를 갈아엎어야 한다. 그리고 그 땅위에 농민이 사람 대접받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자”며 다짐했다. 더불어 “우리 쌀과 농업을 지키는 식량주권 사수투쟁으로 힘차게 나가자! 친일 민족반역의 정치판을 갈아엎고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했다.
민주노총 영암군지부 소속 노동자 210여 명이 참가하고 전국 8만여 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한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15 전국노동자대회’는 전태일상 시상식으로 시작하여 대회주제 상징공연과 국제참여자 연대사, 대회사, 총파업 결의발언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구속영장 발부에도 불구하고 대회에 참석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우리는 개인주의와 패배주의를 딛고 함께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이 자리에 모였다”며 “언제든 노동자와 민중이 분노하면 이 나라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래도 안되면 2, 3차 총궐기에 총파업으로 끝장을 보자”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박근혜 정권을 해고하러 모였다. 오늘 총궐기를 시작으로 노동개악에 맞서 12월 총파업에 나설 것이다”라고 선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기업들은 노동개악을 통해 세액공제 등 온갖 지원을 받는다. 반면 노동자는 더 쉽게 해고당하고 임금도 깎이며 비정규직으로 떠돌게 된다”며 “노동재앙의 빗장을 열기 위해 정부는 청년들의 절망을 악용했다. 청년고용은 거짓 명분일 뿐, 청년고용을 증대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 민중총궐기 이후 추진될 12월 총파업에 대해서는 “정치파업은 노동자들의 권리이다. 국제노동기구는 물론 우리 대법원조차 노동자의 직접적인 관심사인 경제정책 및 사회저액에 대한 해법을 추구하는 것도 파업의 권리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농민 백모(69·전남 보성)씨가 종로구 종로1가에서 경찰과 대치 도중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고 코피를 흘리고 뇌출혈로 쓰러진 후 7시30분쯤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져 약 3시간 동안 뇌수술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이와 관련 백씨의 가족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 총연합, 한국카톨릭농민회 회원 등 농민단체는 지난 18일 강신명 경찰청장과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 제4기동단장과 현장 경찰관 등을 살인미수와 경찰관 직무집행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물대포 직사 행위가 신체에 위험하다는 걸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경찰이 경고방송 없이 10ｍ 이내 거리에서 기준의 배가 넘는 압력으로 살수한 것과 물대포 사용 중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 즉시 구호조치하고 지휘관에게 보고해야 함에도 조취를 어떤 조취도 취하지 않았다며 이는 명백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미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