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고등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왕중왕을 가리는 전국 고등학교 스포츠클럽 축구대회가 지난 20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3일까지 영암공설운동장에서 4일간의 뜨거운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총 28개 팀(남자고 17, 여자고 11)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남녀 고교별 4개조로 편성되어 조별 리그를 거쳐 올라온 1위 팀 간 토너먼트 경기로 진행됐으며, 남자부는 제주 제일고가 여자부는 강원의 석정여고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남자 고등부에서는 학교스포츠클럽 강팀들이 4강에 맞붙었다. 포항 동지고가 충남기계공고를 3-0으로 제압해 결승전에 올랐으며, 제주제일고는 승부차기 끝에 전북 완산고를 5-3으로 힘겹게 물리치고 결승전에 올랐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진행된 결승전은 더욱 박빙이었다. 한 골씩 주고받으며 포항 동지고가 3-2로 앞섰으나 경기종료 3분 전 제주제일고에 극적인 동점골을 허용해 연장전에 들어갔다. 이어진 연장전에서는 양팀이 무득점에 그쳐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준결승전에 이어 제주제일고가 승부차기를 5-3으로 잡아내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여고부에서는 강원 석정여고가 준결승전에서 경북 영양여고를 1-0으로 제압하고 결승전에 올랐으며, 마산 내서여고도 서울 가락고를 1-0으로 물리치고 결승전에 올랐다.
결승전에서는 강원 석정여고가 김영림 선수의 2골에 힘입어 마산 내서여고를 3-0으로 물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또한, 이 대회 최우수 선수상으로 남여부 각각 제주 제일고의 원승현 선수와 강원 석정여고의 김영림 선수가 차지했으며, 남자 고등부 MVP로 선정된 포항 동지고의 손민주(남, 17)선수는 2016년 나이키 모스트 원티드 한국대표 자격이 부여되어 전 세계 37개국에서 선정된 실력자들과 경쟁을 통해 ‘영국 나이키 아카데미’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됐다.
센터백으로 팀의 수비를 책임졌던 원승현 선수는 “우승을 기대하면서 오긴 했지만, 진짜 우승하게 되어 기분이 너무 좋다”라며 기뻐했으며 김영림 선수는 “축구를 통해 많은 친구를 얻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라며 즐거워했다.
대회에 앞서 진행된 20일 전야제에서는 국가대표 슈틸리케 감독과 SBS축구 박문성 해설위원, 2015시즌 AFC 챔피언스 리그 결승 1차전에서 휘슬을 불었던 김종혁 국제심판이 참석하여 많은 참가선수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10대라면 프로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보다 축구 자체를 사랑해야 한다”며 “내일부터 여러분도 경기를 한다. 우승팀, 탈락팀 다 나온다. 경기를 즐기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라는 덕담을 선수들에게 전했다. 이어 “축구와 돈 중 어느 걸 선택해야 하는가?”라는 여학생 참가자의 질문에 “돈을 적게 벌더라도 본인이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조언을 했다. 김종혁 국제심판도 참가자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판정에 관해 팀이 강하게 어필할 때에는 어떻게 대처하는가?”라는 질문에 김종혁 심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야 한다. 마음에 담아두면 다음 판정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영암군 관계자는 “1천여 명의 선수단과 가족, 그리고 관람객들이 영암을 찾아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군의 우수한 스포츠 인프라를 전국에 홍보하고 여러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아마추어 학생들의 축구 잔치로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국민생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한축구협회 주관했으며 영암, 강진, 장흥 3개 군이 상행협력 차원에서 공동 후원하여 초등부 경기는 강진군 중등부 경기는 장흥군에서 고등부 경기는 영암군에서 각각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