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만의 한파, 32년 만의 폭설이라 한다.
이번 폭설로 많은 사람들이 출근길 교통과 보행에 불편함을 겪었지만, 어린 아이들에게는 신나고 즐거운 일이기도 했다.
지난 25일, 영암읍에 사는 구성태씨는 자녀들과 함께 썰매타기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어린이집 차가 눈이 많이 와서 운행이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애들도 밖에 나가서 놀자고 해서 함께 나왔어요”
영암에 태어나 도시생활을 하다 작년에 귀촌하여 농사를 짓고 살고 있다는 구성태씨는 8살아들 구지성군과 6살 구지찬, 그리고 4살 된 딸 구지율 어린이의 아빠이다. 아빠 품에 안긴 딸과 달리 두 아들은 썰매를 타며 스피드를 즐기고 있었다. 때론 넘어지기도 했지만 아빠와 함께여서 마냥 행복해 보였다.
폭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아도 영암읍 5일장은 열리고 있었다. 손수레를 이용해 물건을 옮기는 사람, 가판에 생선을 놓고 파는 상인 등 얼어붙은 날씨만큼 경기도 좋지 않지만 생활하며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눈이 와도 장날은 장날이었다.
눈 내린 나뭇가지 위에 눈꽃이 피고,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외진 땅에서는 어린 대나무가 길고도 추운 겨울을 온몸 다해 이겨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