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도 모자라 풍력발전기 날개도 부러져 불안해 못살겠소”
최근 영암읍 한대리 각동마을 주민으로부터 한통의 제보전화가 왔다. 제보의 내용은 마을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풍력발전기의 날개(블레이드)가 부러져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곳은 풍력발전기와는 약 500m가량 떨어져 있어 오랫동안 소음피해를 호소하던 곳이었다.
가뜩이나 소음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마당에 48m에 이르는 풍력발전기의 날개가 부러진 것을 본 주민들은 “혹여 마을과 가까운 풍력발전기의 날개도 부러져 마을로 덮칠까”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였다. 더군다나 소음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날개가 부러지는 사고까지 발생하자 풍력발전에 대한 불만도 더욱 높아지고 있었다.
주민들의 제보에 따라 활성산 정상에 오르니 수기의 풍력발전기 중 1개의 날개가 부러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날개가 부러진 탓인지 다른 발전기는 ‘휙, 휙, 휙’ 바람을 가르며 날개가 돌아가고 있었지만 부러진 발전기는 가동이 멈춰진 상태였다.
해당 업체에 따르면 해당 발전기의 날개가 부러진 것은 지난달 15일 경으로 아직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낙뢰나 부품결함 중 하나의 이유로 날개가 손상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손상된 부분에 대해 제작 중이고 4월초에는 원상복구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날개가 부러져 민가를 덮칠 수 있다는 주민들의 우려는 ‘공연한 걱정’이라고 딱 잘랐다. 낙뢰나 기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날개가 꺾이는 상황은 있겠지만 분리돼 민가나 사람을 덮치는 상황은 기계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거대한 블레이드가 낙뢰에 반파가 되는 마당에 초대형 태풍이나 자연재해가 닥칠 경우 더욱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04년 일본 사가현에서는 1000kW 풍력발전기가 제16호 태풍에서 발생한 뇌우로 한쪽 블레이드가 완전히 떨어져 나갔고 타워 윗부분은 화재로 시커멓게 타버렸고 2006년에는 낙뢰로 인한 화재로 니가타 현에 위치한 600kW 풍력발전기 전장 7.8m 블레이드의 끝부분이 꺾인 사례도 있었다.
주민들은 “소음도 죽겠는데 낙뢰로 날개가 꺾인 걸 보니 풍력발전에 안정성도 못 믿겠다”며 “최소한 사람들이 살 수 있게 이주대책을 마련해 주던지 안전 대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업체관계자는 “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백분 이해하고 이번을 계기로 더욱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며 “앞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을 비롯해 지역과 상생할 수 있도록 해 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