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함께하는 ‘갈곡들소리’
다음달 7일 주무대광장에서 공연

지난 22일 땅거미가 진 무렵, 갈곡들소리보존회원 40여명이 신북면 갈곡리 정오마을회관에 모여 다가오는 왕인문화축제에 대비해 연습에 들어갔다.
다함께 모여 저녁식사를 함께 한 회원들은 박호규(갈곡들소리 보존회장)씨로부터 예행연습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저녁 8시부터 주어진 역할에 맞춰 연습을 시작했다.
때로는 풍물소리에, 때로는 ‘갈곡들소리’에 맞춰 회원들은 모심는 모습, 김매는 모습, 논에 물을 퍼 올리는 모습,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모습 등 1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연습에 몰두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연습이 끝날 때까지 함께 한 배남순(신북면)씨는 “김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계속 허리를 숙이면 힘이 들기도 하지만 중간에 다함께 어울려 풍물소리에 맞춰 춤을 추면 흥이 난다”면서 “이렇게 마을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연습을 하니 흥도 나고 단합도 돼 좋다”고 했다. 이어서 그는 또 “곧 있을 왕인문화축제에 ‘갈곡들소리’를 멋지게 선보여 구경 온 군민, 관광객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대동의 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2005년부터 왕인문화축제에서 전통문화공연으로 선보이고 있는 ‘갈곡들소리’ 공연에 어려움도 있다고 한다. 13년째 갈곡들소리보존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호규 회장은 “우리의 전통인 ‘갈곡들소리’가 묻혀지지 않도록 전수자들을 모아야 하는데 주민분들이 연세가 들어감에 따라 회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며 “젊은 세대들이 전통민속놀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갈곡들소리보존회원’은 초창기에는 갈곡리 주민들로 구성되었다가 회원 수가 감소하자 영암읍 주민들도 받아들여 지금은 70여명 정도이며, 회원들의 평균 연령도 대부분 65세 이상에 최고령자에 86세 회원도 있다.
또, 박호규 회장은 “매 해 왕인문화축제가 다가오면 할 일을 제쳐두고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참여해 주신 회원분들께 늘 감사하다”며 “앞으로 개인적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주민들과 함께 3~4차례 연습을 더 해서 왕인문화축제에서 7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좋은 공연을 보이겠다”고 했다. ‘갈곡들소리’공연은 다음 달 7일 왕인문화축제가 열리는 첫날 오후 1시에 주무대 광장에서 개최된다.
한편, ‘갈곡들소리’는 영산강 하류 논농사 노래를 대표하는 들소리로 농사의 피로를 노래로 풀며 일을 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소리의 구성으로는 모찌기 소리, 모심기 소리, 논매기 소리(오전들내기 소리, 오후들내기 소리), 두벌매기 소리, 만드리(우야소리) 장원풍장 소리가 있다. 특히 오전들내기와 오후들내기라는 독특한 명칭의 김매기 소리는 농요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갈곡들소리’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갈곡들소리는’ 지난 2004년 45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