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정부 공공비축 양곡 산물벼 시장 방출 결정에 대해 “수확기를 앞두고 쌀값 폭락을 조장하고 있다”며 지역 농업인 단체들이 이를 강력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2일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영암군연합회, ㈔전국쌀생산자협회 영암군지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영암군농민회 단체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농협중앙회 영암군지부 앞에서 “수확기를 앞두고 정부양곡 5만톤을 방출한 농식품부와 이를 조장한 농협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지역 농업인 단체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국쌀생산자협회 영암군지부 이용범 협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2년전인 2021년 8월 정부양곡 8만톤 방출은 쌀값 폭락사태로 이어지며 농민들의 생존권이 처참히 무너졌었다”며 “지난 16일 발표된 정부양곡 5만톤 방출 결정은 2년전 쌀값 폭락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또 “수확기를 앞둔 8월에 정부양곡 5만톤을 방출한다는 것은 정부의 양곡정책이 떨어진 쌀값을 올리는 것이 아닌 수급 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철 영암군농민회장은 “이번 정부양곡 5만톤 방출이 농협RPC 연합회의 요구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며 “수확기를 앞두고 정부양곡을 방출하면 나락가격이 하락할 것은 어느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번 정부양곡 방출을 요구한 농협RPC연합회의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는 농민 배신행위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그간 ‘정치재’로 취급받던 쌀은 수급 조절을 통해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이기보다 쌀 농가 보호 대책 등을 명분으로 쌀값을 부양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005년부터 정부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쌀을 시가로 매입·방출하는 공공비축제도를 도입해 지난해까지 총 10차례 시장격리 조치를 진행했다. 쌀값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수매 압박이 들어오다 보니 정부도 예산을 써서 보관하는 식의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2009년에 개정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양곡법 개정안은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는 내용으로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전량 매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곡관리법 ‘제4조(양곡의 매입 및 선금 지급 등) 1항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양곡수급계획의 운용에 필요한 양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생산자 또는 소유자로부터 매입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제5조(양곡 매입가격 등의 결정) 1항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제4조제1항에 따라 양곡을 매입할 때에는 그 매입가격과 매입량을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친 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결정한다’고 되어 있다.

2023년부터 농식품부에서 시행한 전략작물직불제(논에 벼 이외의 작물 재배 시 보조금 지급)는 식량자급률 향상 및 쌀 수급 안정을 위해 논에 전략작물 재배 시 직불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논에 콩·가루 쌀·밀 등을 재배할 경우 헥타르(㏊)당 50만~48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전략작물은 수입 의존성이 높거나 논 이용률은 높일 수 있는 작물을 말한다. 쌀농사를 포기하고 전략작물의 작황작물의 가격관리와 기대하고 있는 쌀 수급 안정화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농민회 권혁주 사무국장은 “쌀 소비가 줄어 쌀 수급 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고 전략작물직불제를 통해 논에 벼 대신 전략작물을 선정하여 재배해 쌀 공급량을 조절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쌀 농민에 대한 보호와 쌀 재배지와 농사 현장에 대한 파악이 빠져 제도의 맹점이 있다”고 말한다. 쌀 재배면적 축소는 현재 미비하여 쌀 수확량 조정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고 말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지역 농업인 단체들은 ▲정부양곡 방출 즉각 중단 ▲농협의 정부양곡 인도계획 철회 ▲농민기본생존권 보장 등의 요구를 외치며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 까지 경력 투쟁할 것”을 밝혔다.

농협중앙회 영암군지부 허훈 농지원단장에게 규탄항의문을 전달하며 농민을 기만하는 윤석열 정부의 추가 양곡 방출을 막고 경제적, 법적, 윤리적 책임 등을 다함으로써 농협의 모든 이해 관계자인 고객, 농민조합원, 협력업체, 지역 농·축협, 직원 등 모두가 함께 성장 발전하여 청렴한 농협, 투명한 농협, 깨끗한 농협을 구현하겠다는 농협윤리경영에 반하고 있는 현장을 고발하고 본분에 충실하길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