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 잘했어요~, 쫌! 고마워요~’
지난 13일 낭주중학교 등굣길에 이색 캠페인이 펼쳐졌다.

영암 지역 학부모회 임원들로 구성된 월출학부모연합회와 낭주중학교 학부모회 회원들은 웃음꽃 가득한 얼굴로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했다.

학부모들은 미리 준비한 간식을 나눠주면서 힘찬 하루를 격려하는 한편, 학생들에게 ‘내가 가장 상처받고 듣기 싫은 말’과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을 포스트잇에 적어 스티커판에 붙이도록 안내했다. 
그러면서 고운 언어사용의 작은 결의를 다질 수 있도록 엄마의 마음으로 다독여줬다.
처음에는 어색한 눈으로 바라보던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다가와 캠페인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내 곧 스티커판 앞은 학생들로 시끌벅적해졌다. 

이번 캠페인은 학교와 교육청이 주관하고 학부모회에서는 단순 참여해왔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학부모회가 직접 기획, 준비, 실행의 전 과정을 주도해나가는 주체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월출학부모연합회는 이번 캠페인을 준비하기 위해 사전 협의회를 갖고 기성세대가 바라는 모습을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캠페인 방식을 지양하자는데 합의를 모으고, 학부모가 먼저 소통과 존중의 태도를 캠페인에서 보여주면 학생들도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이에 오랜 논의 끝에 월출학부모연합회는 학부모가 자녀들에게 잔소리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아! 쫌~”이라는 표현을 활용해 친숙함과 친밀감 가득한 캠페인을 만들자고 합의하고, 각자의 재능과 시간을 기부해 포스터 및 스티커판 제작, 선물용 간식 포장, 운영물품 준비 등의 역할 분담에 즐거운 마음으로 동참했다. 

이날 캠페인에 참가한 낭주중학교 한 학부모는 “오늘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들은 상처받는 말은 금방 생각해내서 써나가는데 듣고 싶은 말을 쓸 때는 오래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부모로서 내 아이에게 평소에 긍정 언어들을 자주 말해주지 않았었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됐다. 모든 부모들이 함께 성찰해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언어 습관을 갖는데 조금이라도 이바지할 수 있는 캠페인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성애 교육장은 “월출학부모연합회의 ‘쫌!’ 캠페인은 우리 영암의 학부모회가 에듀파트너십을 발휘해 교육현장의 문제를 고민하고, 내 아이만이 아닌 영암 전체 학생의 성장을 위해 힘써 나가는 교육주체로서의 퍼포먼스였다”면서 “학부모의 건강한 교육 참여가 교육공동체 회복과 미래교육 발전의 든든한 힘이 될 수 있음을 우리 영암 학부모회의 열정으로 보여주자”고 힘주어 말했다.

김로사 시민기자 news@wooriy.com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