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 군서면 농민들을 중심으로 한국농어촌공사 영암지사의 농업용수 중단이 올해 농작물피해를 가중시켰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7일, 영암군농민회와 영암군쌀생산자협회는 한국농어촌공사 영암지사를 항의방문하고 피해보상과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날 농민단체는 한국농어촌공사 영암지사 강대성 지사장을 비롯한 농어촌공사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보통 9월 중·하순인 ‘물떼기’ 기간이 도래하기 한 달 전부터 농어촌공사가 시종·군서 지역에 농업용수 공급을 중단해 긴 장마, 3차례 태풍, 일조량 감소 등 악재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논에 피해를 더 가중시켰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시종·군서·백운·월곡·태산 지구는 지난 8월 25일 이후로 양수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동호·용앙 지구는 9월 25일, 서호·미암 지구는 9월 26일까지 용수를 공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단체에 따르면 농업용수가 9월 하순까지 공급된 지역에 비해 한 달여 빨리 공급이 중단된 지역은 벼 겉마름 현상이 심각하고 특히, 인근 논을 서로 비교했을 때 농업용수 공급이 중단된 후 하천에서 물을 댄 논과 그렇지 못한 논의 수확량 차이가 확연해 농업용수 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심하다는 것이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이모작 작물들도 촉촉한 상태에서 발아가 되는데 용수 공급이 빨리 끊겨 논이 워낙 말라버린 탓에 발아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며 “8월 25일을 마지막으로 용수 공급이 중단되었는데 빨라도 9월말까지는 물 공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어, 농어촌공사와 농민들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소통체계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현장의 불만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농어촌공사는 적어도 9월 중순 경에 농민들에게 카카오톡이나 문자발송을 통해 용수공급 여부를 안내해 농민들이 그에 맞게 대비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수로감시원들과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체계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영암지사는 미흡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농민들 간 용수공급에 대한 의견이 제각각 다른데다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해 대처하는데 어려운 실정이라는 뜻을 밝혔다.

한 지역에서 농업용수 공급을 요청하는 농민과 중단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 빈번한데 이 경우 공급 중단이 원칙인데다 올해는 장마가 길고 9월 중순까지도 비가 지속적으로 내려 공급중단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농민단체 측도 8월 25일 이후 용수 공급이 중단된 데에 대해 농민들도 크게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해 서로 간 의견을 취합하지 못한 부분은 인정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영암지사 관계자는 “용수 공급이 빨리 중단한 데에 대해서는 판단의 실수가 있었던 점 인정하고 죄송한 생각이다”면서 “농민들이 서로 원하는 바가 다르다 보니 요구한다고 해서 그 때 그 때 용수 공급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통체계 마련에 대해서는 “영암지사 직원이 20명인데 그 인원으로는 모든 지역의 물 관리가 어려워 수로감시원을 두고 물 관리와 시설 관리를 하고 있다”며 “수로감시원과 협의해 용수의 공급과 중단을 결정하고 있는 만큼 농민들과 수로감시원의 소통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는 영암도 재해지역으로 포함돼 농가단위 피해율 30%이상인 경우 다음달 30일까지 신청하면 임대농지 임대료감면과 상환금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