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녘이 풍요에 대한 기대 대신 한숨소리로 가득하다. 

4월 냉해로 기록적인 피해를 입은 배와 대봉감 무화과에 이어 영암 농업의 근간이라고 할 벼까지도 크나큰 피해를 입었다. 

영암군의회는 지난 19일 미암면 한 농가의 수확현장을 찾아 그같은 사실을 눈으로 확인했다. 

평년작에 비해 평균 30%(심한 경우는 50%)벼 수확량이 감소한 것이다. 여름내내 쏟아져내린 전례없는 장마와 연이어 들이닥친 세 번의 태풍, 극성을 부린 병해충이 그 원인이다. 

더군다나 등숙기에 농어촌공사가 비 한방울 내리지 않은 일기를 고려하지 않고 일찍 물공급을 중단한 바람에 피해규모가 커졌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출수기인 7~8월 일조량은 지난해 258시간에 비해 48%가 감소한 134시간에 불과하였다. 그 결과 수확량 감소는 물론 등숙률도 15% 떨어진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농민의 소득이 도시노동자의 60% 선까지 추락한데다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농업소득마저 25% 아래로 곤두박질친 지 오래다. 

엎친데 덮친 격인가?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 앞에 올해 농사는 속수무책이었다. 

산지 나락값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절대 생산량이 크게 준데다 임차료와 경영비를 빼면 적자에 가까운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절박하다.

우리 영암군 의회는 현장방문에서 확인한 시름이 깊어진 들녘과 상처뿐인 농민의 처지에 마음을 같이 하며 관내 농협조합장들과 간담회를 열어 농협차원의 지원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에 영암군과 정부가 올해 농작물 피해를 자연재해로 규정하고 이에 준하는 특단의 대책을 세울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영암군은 올해 농작물 피해현황과 수확량 조사를 즉각 실시하라
2. 공공기관 소유 경작농민 임대료 인하하고  농지구입 정책자금 상환 연기하라
3. 모든 농민에게 자연재해 지원금 지급하라
4. 허울뿐인 자연재해보험 전면 개편하고 재해보상금 신설하라

2020년 10월 22일 
영암군 의회 의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