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낙엽이 하나 둘씩 떨어지는 계절 고즈넉함이 물씬 풍기는 군서면 구림마을 전통 한옥마을에 요란한 오토바이 머플러 소리가 정적을 깨웠다. 12대가 줄이어 구림마을을 지나 하정웅 미술관으로 들어서는 동안 주민들은 한동안 모터사이클 행렬에 눈을 떼지 못했다.
이들을 이곳으로 인도한 주인공은 사진작가로 널리 알려진 김홍희 작가이다. 지난 2013년 하정웅미술관에서 ‘고비사막-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개최한 것이 인연이 되어 기회가 되면 이곳을 찾고 있다.
8월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31일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모터사이클을 타게 된 것이 시초가 돼 모터사이클 마니아가 된 김 작가는 평소 자신과 같은 취미를 갖고 있는 모터사이클 동호인들과 함께 아침 일찍 부산에서 출발했다. 자신의 애마인 BMW바이크와 함께 전국일주를 계획하고 첫 일정으로 남해안을 따라 보성을 경유해 영암을 첫 번째 숙박지로 정했다.
같이 온 동료들과 하미술관을 둘러보고 전통한옥민박에서 하루를 보낸 김 작가는 바쁘게 또 다른 자유와 도전에 나설 채비를 한다. 영암에서 하룻밤을 묵고 서해안을 따라 상경, 경기도를 거쳐 강원, 경북, 그리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약 2000㎞ 전국일주을 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 그의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영암을 숙박지로 고른 이유에 대해 김 작가는 “전시회를 갖게 되면서 처음 구림마을이란 곳을 와봤는데 월출산이 앞에 펼쳐져 있고 조용하며 고풍스런 마을의 모습에 한눈에 반했다”며 “이번이 아니라도 일 년에 한 두번씩은 이곳을 찾는데 올 때마다 다른 느낌과 감동을 받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