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들의 유일한 교통로이자 아픔과 애환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여운재가 역사적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전남도와 군에 따르면 총사업비 183억여원을 투입, 지방도 819호선인 덕진면 영보리에서 금정면 연보리까지 총연장 2.61km에 대한 위험도로 구조개선사업을 완료하고 지난달 31일 임시개통했다. 지난 2012년 6월 공사가 시작된 지 4년 4개월여 만이다.

▲ 완공된 여운재터널

이번에 새롭게 건설된 ‘여운재 터널은’ 길이310m 폭 9.5m로 뚫어졌고 갱문형식은 아치(Arch)형으로 속도 60㎞로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군도7호선과 교차하는 노송1교차로와 2교차로, 기존 지방도 819호선과 교차하는 연보 교차로, 냉천마을 진입로와 교차하는 냉천교차로 등 4개의 교차로도 건설됐다.
겨울철 혹한기 때면 도로결빙 또는 폭설로 인해 교통두절이 잦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다는 점에서 도로가 터널로 연결되게 됨에 따라 이 같은 불편은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운재터널이 개통됨에 따라 그동안 금정면과 덕진면의 유일한 통로였던 여운재의 역할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일단 군은 여운재를 그대로 보존 관리할 계획이지만 교통량이 줄어들게 돼 이전의 영암읍과 성전면을 이어주는 유일한 통로였다가 국도 13호선 개통으로 유동량이 거의 없이 그저 옛 고개로만 남아있는 불티재(풀치재)와 같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 여운재 구 도로

군 관계자는 “여운재 도로는 영암에서 금정 또는 금정에서 영암으로 오고가는 매우 중요한 교통로이지만 그동안 겨울철이면 폭설이나 결빙 등으로 교통이 통제되는 경우가 많아 지역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왔음은 물론 교통사고의 위험 또한 상존해왔다”면서 “위험도로 구조개선사업이 추진됨으로써 이 같은 문제점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고, 농산물 수송편의 증대와 지역간 화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여운재가 조선시대에는 영암과 나주의 경계부에서 두 지역의 교통로이자 소통로 역할을 해왔고 민족상잔의 비극이었던 6.25전쟁 당시 수많은 민간인들이 영문도 모른 채 인민군과 군인·경찰이 쏜 총에 쓰러지는 참상의 아픔을 간직한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인 탓에 불티재와 같이 내버려둘 것이 아니라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역사 교육의 장소이자 관광명소로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여운재가 구름이 쉬었다 가는 곳이라고 불릴 만큼 고지대에 있어 월출산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도 상당히 좋은 편이고 인근에 약수터도 위치하고 있어 관광명소로도 안성맞춤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주민은 “겨울철이 되면 여운재를 넘기 힘들어 불편했는데 여운재터널이 개통되면서 이러한 걱정을 덜게 됐다”며 “하지만 오랜 역사와 애환이 서려있는 여운재를 그냥 저대로 놔두기에는 너무나 아깝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