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뼘 소설

▲ 시인 조 정 (영암읍 출생)

그 아짐이 작은 사람이여 그라재 큰 각시가 있재 그 아짐이 어디어디 동네서 스무 살 남짓 된 청상이었드란다
재산이 잔 있어서 그작저작 살고 있는디 자석도 없이 나어릴 때라 서방 그리운 중도 몰랐다여 근디 봉숙이 즈가부지가 그 동네 가서 내가 아무개를 얻었느니라 소문을 낸 모냥이드만 

동네 어르신들이 불러 앉혀놓고 너 같이 부정한 여자는 동네에 둘 수가 없다 하드란다 서방질 티를 보신목이라 뒤집어 보이것냐 어짜것냐 벨수없이 가진 돈이야 문서야 보따리에 딱 뭉꺼들고 새복질을 나선디 동각 앞서 누가 지달리고 있었는지 아냐

봉숙이 큰어매 그랑께 봉숙이 즈가부지 큰 각시가 지달리고 섰다가 즈그 집으로 데꼬 가서 새 보신 신기고 단장해서 즈그 서방하고 자게 들여보내드란다

왜 그랬냐고? 서방이 데꼬 오라고 시겠재 오메 그 말 안 들을 수가 있다냐 안 들으먼 죽애불 것인디 봉숙이 즈가부지가 말도 못하게 무선 사람이여
요만치만 성질에 안 맞으먼 에펜네를 아조 똥을 빨빨 싸게 뚜드러패서 마당에다 엎어논디야
그 입에서 말 떨어지먼 꼬무작딸삭 못 하재 동네서도 누가 치아스라고도 못 해야 낫 치케 들고 목 딴다고 나대분께

봉숙이 어매도 말이 작은집이재 불쌍헌 사람이여 큰어매 자석들 공부도 봉숙이 즈거매가 싸온 재산으로 갈쳤재 그 집은 본래 똥구녁 삘건 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