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농약 판매정보의 전자기록이 의무화됐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일부 농약판매상이 바뀐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데다 제도가 시행된 사실을 모르는 농민들도 꽤 많아서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농약 판매정보의 기록·보전을 의무화한 ‘농약 안전관리 판매기록제’를 시행했다. 또 올해 1월1일부터는 농약판매상이 구매자의 이름·주소, 농약의 품목명·판매일자 등 8가지 농약 판매정보를 컴퓨터 등 전자방식으로 의무적으로 기록해 3년간 보존하고, 이 정보를 농진청에 제공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장의 농약판매상들은 전자기록 의무화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요령이 없는 탓에 적잖은 혼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농약구매자인 농민들이 제도 시행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이다. 농민이 농약을 구매하려면 농업경영체 확인을 위해 농약판매상에게 개인정보를 알려주고 개인·구매 정보를 농진청에 제공하는 데 동의한다는 개인정보이용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

농약판매상인 A씨는 “어르신들은 왜 주소까지 알려줘야 하느냐고 역정을 내시기도 하고 도로명 주소를 모르는 경우도 많아 곤란한 경우가 많다”며 “농민들이 어느 정도 인식하고는 있지만 제도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 바쁜 와중에 직접 설명하기도 참 난감하다”고 말했다.

특히 애초에 농약 판매기록제의 제정 목적은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의 전면시행에 발맞춰 농민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농약을 추천·판매함으로써 농산물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판매기록제 시행으로 농약판매상이 농민들의 재배작물에 등록된 약제만을 판매할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과 동 떨어진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이에 농민들과 농약판매상인들은 막상 정책은 시행이 됐으나 정책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 제도를 알리는 것은 오롯이 농약 판매상인들의 몫으로 남겨진 만큼 농진청과 함께 판매기록제의 관리·감독 주체 중 하나인 지방자치단체에서 제도시행 홍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제도의 미비점 뿐 만 아니라 농약 판매상과 농민들의 혼란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세부 운영메뉴얼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군관계자는 “농약판매정보 전자기록의무화 정착을 위해 판매업소를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농업인 및 소비자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