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서면에 거주하는 A씨는 아침에 눈을 떠 현관을 나섰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마당에서 키우던 강아지 한 마리와 닭 두 마리가 처참하게 뜯긴 채 죽어 있었던 것.

최근 지역에는 버려지거나 견사를 탈출해 야생화 된 들개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며 주민들을 공포에 빠트리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 들개들은 늑대를 조상으로 하는 만큼 5~6마리 씩 무리지어 자신보다 약한 생물을 공격 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어 농가를 급습해 가축을 공격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 등 인명피해도 우려된다.

또, 이 들개들은 고추밭과 과수농장을 헤집어 놓는 등 농작물 피해도 발생시키고 있지만 농작물에 대한 피해보상을 받을 길은 전무하다. 하지만 오랜 야생생활을 한 들개들은 포획틀의 먹이만 훔쳐 달아나거나, 포획틀을 피해 돌아가는 모습이 목격 될 정도로 갈수록 영악해지고 있어 포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 동물전문가는 “작은 생물들을 물어 죽이면서 피 맛을 본 들개들은 점차 큰 생물들을 사냥하는 경향이 있어 언젠가 사람에게도 달려들 수 있다”며 “인적이 드문 곳에서 홀로 생활하는 노인이나 어린이들은 물론 봄을 맞아 나물을 캐러 산에 오르는 성인도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주민 B씨는 “예전에 들개들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을 때 면사무소나 군청에 전화해 문의해봤지만 실질적인 보상은 힘들고 순찰을 강화하겠다고만 해 이후로는 운이 안 좋았겠거니 하고 만다”며 “농작물도 농작물이지만 언제 사람이 크게 한 번 다치는 일이 생길까 무섭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지역에서 포획 된 유기견은 368마리로, 2015년 47마리, 17년 89마리 대비 폭발적인 증가세를 띄고 있으며 올해에는 벌써 171마리가 포획됐다.

현재 영암군이 운영 중인 유기동물 포획팀은 1~2명으로 구성 된 1개조로 지역 전체를 커버하기에는 사실 상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더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유기견 문제에 대해 영암군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수렵이 허가 된 유해조수나 멧돼지처럼 일정 조건에 맞춘 수렵절차를 마련해 개체수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주민 C씨는 “버려진 유기견도 문제지만 들개들끼리 번식을 반복하고 있어 생태계 교란은 물론 인명사고가 우려된다”며 “동물보호단체의 반대도 분명히 있겠지만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은 동물보호가 아닌 주민의 안전임을 분명히 알고 특단의 대책을 내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현재 유기동물 포획팀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사실 상 영암 전 지역을 감시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며 “신고가 접수 된 지역을 위주로 들개 출몰지를 특정하고 지속적으로 추적해 집중 포획에 나서 군민 안전과 생활불편, 농가 피해를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