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인근지역서 잇따라 발생해 걱정인데 제발 오지 말라는 상춘객까지 몰려들어 정말 죽을 맛입니다.”

벚꽃 명소이자 매년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남도관광의 중심지 영암의 주민들은 요즘처럼 관광객이 원망스럽고 야속했던 적이 없다. 

요즘 군서 일대는 100리에 이르는 아름드리 벚나무가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려 장관을 이루고 있다.

영암군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왕인문화축제를 취소하면서 개화기 최대한 방문 자제를 요청했지만 휴일뿐 아니라 평일과 야간을 가리지 않고 상춘객들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군에서도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왕인박사 유적지 등 주요 시설을 전면 통제 에 들어갔다. 축제가 취소돼도 개별적으로 꽃구경을 하러 오는 방문객이 몰릴 것을 우려한 조치다. 왕인문화축제를 시작한 이래 왕인박사유적지 입장이 통제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곳곳에 설치했으나 차량을 이용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차량들로 붐비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군은 지난 주말동안 5000여대의 차량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차량에서 내려 거리를 거니는 관광객들은 많지 않았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주민 이모씨는 “정작 지역주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데 타지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는 영암으로 외지상춘객이 감염병을 옮겨올까 걱정”이라고 걱정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로 인해 멈춰선 일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추진되는 것”이라며 “되도록 방문을 자제해주시고 부득이하게 오신 분들은 되도록 드라이브스루로 꽃 구경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