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조정안을 발표했지만, 인구수만 따질 뿐 농산어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다시 재획정에 들어갔다.

지난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에서 순천 분구를 위해 전남 선거구를 대폭 바꾸는 내용을 담은 조정안을 발표했다. 새로운 선거구는 ▲목포 ▲나주·화순 ▲광양·곡성·구례 ▲담양·함평·영광·장성 ▲영암·무안·신안 등 5곳이 ▲목포·신안 ▲나주·화순·영암 ▲광양·담양·곡성·구례 ▲무안·함평·영광·장성 등 4곳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그저 ‘인구’만을 중점으로 둔 선거구 획정안으로 지역 정치권에서는 ‘기계적’ 해석이라고 반발이 이어졌다.  

획정위의 획정안 제출에 따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4일 전체회의를 열고 획정위에 선거구 획정안을 다시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국회는 선거구 획정안이 공직선거법에 명백하게 위반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그 이유를 붙여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에 선거구 획정안을 다시 제출해 줄 것을 한 차례 요구할 수 있다.

특히 여야 원내대표들은 세종 지역구를 1곳 늘리고, 인구하한선에 미달하는 경기 군포 갑·을 지역구를 1곳으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또한 인구 상한선을 넘어 분구가 이뤄졌던 강원 춘천과 전남 순천은 분구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순천과 춘천 일부를 다른 지역구에 떼어줘 인구상한선을 넘는 문제를 해결했다. 이는 현행법 위반이지만 선거법상 예외 부칙 조항을 신설해 분구를 막기로 했다. 또 여야는 서울 노원구 지역구 1곳과 경기 안양 지역구 1곳에 대해 축소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순천이 분구되지 않을 경우 공중분해됐던 영암·무안·신안 선거구도 큰 변동이 없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 합의에 따라 4일 재적의원 3/5 이상의 동의를 얻어 위원회에 재획정을 요구했다. 위원회는 이에 따라 5일부터 2~3일의 재획정을 거쳐 다시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1년 전까지 선거구를 획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지난해 4월 15일에 선거구를 확정했어야 하지만, 여야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어 국회에서 선거법을 통과시키는 시간이 지체됐다. 재외명부작성은 수정 기간을 거쳐 오는 16일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