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주고 임수아(오른쪽), 삼호고 심 현 학생

만 18세에게도 투표권이 생겼다. 어떻게 생각하나?

만 18세면 결혼과 운전이 가능한 나이잖아요. 그런데 그동안 선거권만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 의아한 부분이 있었어요. 이제는 한 명의 국민으로 인정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학교를 찾아 선거운동을 펼칠까봐 걱정이 되기는 해요. 등하교 시간마다 선거 운동한다고 소란을 떨면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치를 교과에 편성한 곳이 많지 않다. 이로 인해 청소년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

심 현 저는 지금 ‘정치와 법’이라는 선택과목을 통해 정치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어요. 예전에는 정치에 대해 이상하다는 의문이 드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 과목을 통해 많이 해소가 되고 있어요. 차츰 알아가는 정보의 양도 많아지고 있고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이 교과목을 수강하지 않는 친구들은 조금 정치역량이 떨어진다고 판단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을 너무 얕잡아 본 의견이 아닌가 생각 됩니다. 

임수아 정치교육을 받은 경험은 없지만 우리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생각보다 야무지고 똑똑하다고 생각해요. 굳이 교육을 통해서만 정치를 배운다는 것은 너무 단편적인 생각 같아요. 현실은 넘치는 정보로 개인 스스로 충분히 학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만 18세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고 어른들만 참여했던 선거에서 100% 투표율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관심이 있고 주관이 있느냐와 관심도 없고 단지 하루만 쉬는 날로 생각하는 어른들로 나뉜다는 반증이라고 봐요.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역량부족의견에 대해 청소년들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스스로 찾아보고 알아가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들이 성인이 되자마자 정치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떠한 계기로든 올바른 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잖아요. 청소년들도 나에게 있어 필요한 정책과 정치인을 찾아서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이 된다면 빠른 시간 안에 녹아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교육청이나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 같은 교과 프로그램 등 청소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마련 돼야 한다고 합니다.
 

청소년들이 의무는 지지 않고 권리만 행사하게 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심 현 의무와 권리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 18세가 성인으로서 져야 할 의무는 단지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제한되고 있을 뿐인데 어른들이 정해놓은 틀인 학생신분을 이유로 선거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봐요. 유권자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수아 참정권은 국민의 기본 권리잖아요. 청소년들은 그 동안 참정권이 없어 정치적으로 소외받았다고 생각해요. 이제 청소년들도 정치에 참여해서 국민의 기본권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짧은 시간 안에 다 지게 될 의무를 핑계로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이유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이 좌편향 될 것 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전국단위의 토론회에 나갔을 때 다른 지역 학생들과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그때 느꼈던 것이 모든 청소년들이 일방적으로 진보를 지향하고 있진 않다는 것이었어요. 정부나 본인 지역의 정책을 보수 입장에서 분석하고 비판하는 학생들도 많아요. 물론 진보계층의 득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균형을 찾게 될 것 같아요. 단, 옛날 생각만 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많이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젊은층의 생각을 대변할 수 있다면 보수든, 진보든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인들은 정치얘기를 나누다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교실에서도 진영 대결 분위기가 조성 돼 학업에 지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가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큰 이슈가 올라오면 그 주제에 대해 이념과 가치관이 다르면 가끔 다투기도 해요. 이미 문재인정부의 미래지향적인 정책과 여성가족부의 정책을 갖고 서로 대립을 하기도 해요. 하지만 대립과 다툼의 이유가 정치 때문만은 아니에요. 저도 청소년이지만 아직 성숙한 대화나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부족하다보니 순간의 감정싸움 일 뿐이지 서로 학업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 심각한 수준의 싸움은 아니에요. 취미생활같이 다른 일에 관심이 있다고 학업에 방해가 된다는 것은 그냥 공부가 싫은 사람 아닐까 생각해요. 

 

만 18세 투표권이 불러올 정치권의 변화를 예상한다면?

지금까지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우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들에게 표를 던져주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중요치 않게 생각됐겠죠. 하지만 이제는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들이 많아 질 거예요. 이미 정의당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공약을 내 걸었잖아요. 54만이라는 무시 못 할 표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많아지면서 청소년들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 같아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법이나 정책이 있나?

심 현 가정폭력범들을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 됐으면 좋겠어요. 요즘 툭하면 터지는 것이 부부간의 폭력이나 부모들이 자식에게 일방적으로 가하는 폭력으로 인한 강력사건이잖아요. 현재 우리나라의 법들은 ‘그래도 가족’이라는 이유로 너무 쉽게 용서를 받고 풀려나 다시 폭력을 반복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요. 폭력의 대상이 누구이든지 피해자를 나라에서 보호하고 가해자는 더 강하게 처벌 해 가정폭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수아 촉법소년이라는 제도는 하루 빨리 뜯어 고쳐야 할 악법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범죄가 성인들의 범죄보다 오히려 잔인하고 악독한 사례가 많았다고 생각해요. 청소년들 스스로 ‘나는 이렇게 해도 처벌 안 받아’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아무런 죄책감 없이 범죄를 저지르고 또, 사회는 ‘청소년이니 다시 한 번 갱생의 기회를 주자’며 쉽게 용서하고. 그렇게 기회를 부여받은 범죄청소년이 사회에 나가면 착해 질수 있을까 의문이에요. 촉법소년이라는 것은 정말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적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법의 입장에서 고의성 유무를 판단하기에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계획범죄의 경우 촉법소년을 적용하지 않고 성인과 똑같은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대입을 좌우하는 생활기록부 제도도 손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학생들을 담임교사의 주관적 생각이 들어간 생활기록부 하나로 판단하는 것은 학생들로 하여금 선생님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을의 입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생각해요. 한 인격체로서 대우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에 대해 얘기해 달라.

정부가 하고 있는 일들을 모두 알진 못하지만 전체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느낌은 없어요. 크게 보자면 박근혜정권보다 빚을 많이 줄였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정치인들의 행동들이 우리들에게 긍정적 생각보다 비판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놓고 시작 된 검찰과 한국당의 꼬투리 잡기가 정말 국민들에게 필요한 일인지 모르겠어요. 정말 필요한 일이나 빨리 처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암의 정책 중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있는가?

임수아 학생들이 학교를 편히 다닐 수 있게 영암군에서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어요. 영암은 학교와 집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통학버스가 너무 없어서 힘들어요. 주기적으로 다니는 버스도 어떤 기준이 없이 운행을 안 하는 날도 있어서 부모님이 아니면 학교를 못 갈 정도에요. 뚜렷한 기준이 필요하고 운행횟수와 노선도 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심 현 주택가 가로등 정비를 신경 써 줬으면 좋겠어요. 수업이 끝나면 밤이 되는데 집에 가는 길의 가로등들이 드문드문 꺼져 있어 너무 어둡고 무서워요. 술 취한 사람들과 외국인 무리들이 있으면 밝은 건물 앞에서 눈치를 보다 지나가게 돼요. 주민들의 삶에 밀접한 시설들은 확실하게 정비했으면 하는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