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만 하더라도 신북면 이천리 인근 한 고물상에는 쓰레기산이 자리하고 있었다. 수년간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폐비닐, 폐플라스틱, 고무타이어 등 불법 페기물 800여톤이 켜켜이 쌓인 것이다. 높이는 4~5m에 달했다. 

여기에 저기에 빈 페트병, 천막, 주름관 따위가 어지러이 널브러져 있었다. 이곳 주민들은 “빨리 치워달라”고 아우성이었다. 이에 군에서는 불법 쓰레기의 주범을 잡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이에 지난 6일부터 폐기물 처리업체와 계약해 처리 작업을 시작했다.

이처럼 신북을 비롯해 서호, 미암 등 지역 곳곳에 쌓인 쓰레기는 5500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몇몇의 장소에 불법 폐기물을 쌓아둔 업체 관계자를 찾았지만 현재 구속상태로 폐기물을 처리할 수 없어 군이 행정대집행에 나선 것이다.

군은 우선 예산을 투입해 쓰레기를 선 처리 후 처리비용을 논하기로 방향을 정하고 국비 및 예산 확보에 집중했고 그 결과 국비·도비·군비 등을 끌어 모아 예산 17억5000만원 가량을 마련해 처리에 들어갔지만 최근 계속되는 비에 작업에 진척이 쉽지 않다. 

중간처리 업체가 폐기물을 운반한 뒤 선별작업을 거쳐 소각하는 방식으로 매일 대형 덤프트럭 8대가 투입돼 하루 평균 200톤을 처리하고 있지만 소각업체가 위치해 있는 무안까지 왕복하는 탓에 매일이 쓰레기와의 전쟁이다.

신북을 모두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서호와 미암, 삼호 일부 지역에 4000여톤이 남아 있어 이달 내 처리하기란 비용이나 시간적으로도 쉽지 않다는 것이 군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암군은 불법 페기물로 인해 지역민들의 추가 피해 우려가 있는 탓에 2월 중순까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쓰레기 처리에 나설 방침이다.

한동안 지역민들의 골칫덩어리로 있던 불법 쓰레기 산이 차츰 치워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금도 불법 투기 브로커들이 활개 치는 상황에서 방치 폐기물을 모두 치운다고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최근 폐기물 처리비용이 급격하게 오른 상황에서 톤당 2만~3만원이라도 싸게 처리해 주겠다는 브로커들이 여전히 암묵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당장 쓰레기를 치워도 어딘가에 불법쓰레기가 또 쌓일 것이라는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군은 환경감시원 12명을 채용해 불법 쓰레기 투기를 상시적으로 감시함과 동시에 마을별로 이장과 환경감시단 등을 의심차량이나 사람이 발견하면 곧바로 신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 지역 곳곳에 CCTV 18기를 설치해 상시적으로 환경감시와 더불어 불법투기를 적극적으로 감시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폐기물 발생에서부터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겠지만, 우선 지역에서부터 신속한 처리로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급히 처리에 들어갔다”며 “앞으로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재발 방지 및 근절을 위해 감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