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RPC보다 더 싸믄 누가 농협 RPC에 나락을 내겄소”

지난 24일 서호면 통합RPC에 농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사후정산제’ 가격 결정에 농민조합원 참여를 보호해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현재 40㎏ 가마당 6만원에 지급되는 수매가격을 6만2000원(보조금 별도)까지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농민들은 현재 6만2000원대의 수매가를 보장하고 있는 전남 영광과 나주 동강농협 RPC의 사례를 들어 영암의 수매가격이 턱없이 낮다고 성토했다. 특히 산물수매 기준 수분 및 중량정산방법에서도 농협에서는 15%의 수분량과 더불어 쭉정이까지 모두 측정하는 호퍼스케일을 통과한 중량으로 정산하는 반면 민간 RPC의 경우 이보다는 간단한 절차만을 거친 후 바로 수매가 가능하고 농협RPC 수매 가격보다 2000원이 더 높다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특히 농민들은 농협이 이처럼 시중가격보다 낮게 나락값을 책정하고 더리어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에 대해 나락 가격을 협의하는 RPC 이사회에 농민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현재 RPC 이사회는 서영암농협이 대표농협으로 영암농협, 월출산농협, 삼호농협이 회원농협으로 이사에 포함돼 있고 NH농협 영암군지부가 사외 이사로 포함돼 있다.

이날 농민들은 조합원들의 의견반영이 전혀 없이 강행되는 나락값 조정회의를 연기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재 개최할 것 뜻을 이사회에 전했다. 

이에 회의에 참석한 회원사 조합장들은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고 지역 조합원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모아 지난 27일 오전 의견청취 한 후 나락 가격을 재협의키로 했다.

영암군농민회 정운갑 회장은 “시중가격이 6만2000원인 상황에서 농협이 시중가격보다 낮게 나락값을 책정, 도리어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는 부실경영으로 압박을 받는 농협 미곡처리장이 벼 수매가를 통해 농민에게 그 피해를 전가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농협 조합장은 “조합장들 입장에서 쌀 값 높게 책정해주면 조합원들에게 욕도 안 먹고 우리도 좋다”며 “하지만 조합장으로 경영적이 측면도 생각을 해야 하고 부족분은 사후정산제로 충분히 충당할 수 있어 꼭 농협이 나서서 나락값 하락을 부추긴다는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