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창업의 정당성을 가름할 수 있는 두 사건

[2019년 10월 4일 / 제238호] 요동정벌과 위화도회군 - 1 영암우리신문l승인2019.10.07l수정2019.10.0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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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 시사평론가
김 갑 수

우리가 알듯이 고려 말 요동 출정이 있었기에 위화도회군이 이루어진 것이니 이 두 사건은 인과적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위화도회군이 있었기에 이성계가 대권을 잡고 조선을 창업할 수 있었으니까 이 두 사건도 역시 인과적 관계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요동정벌과 위화도회군의 정당성(또는 불가피성) 여부는 조선의 건국 창업 자체에 역사적 의의를 부여할 수 있는 관건입니다.
일제 때 만들어진 식민사관에서는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등의 조선 창업을 하나같이 반란 또는 쿠데타로 규정했고 아직도 이런 관점을 취하고 있는 사람과 단체들이 적잖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안은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조선 창업의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고는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가 부정되거나 폄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지하듯이 식민사관은 일종의 ‘자학사관’입니다.
나는 주로 <조선왕조실록>에 근거하여 말하겠습니다. 일단 <태조실록>에서 요동정벌과 위화도회군을 언급한 대목을 제시합니다.
『우왕과 최영이 요동을 공격하기로 결정하다. / 요동정벌이 결정되었으나, 4가지 불가한 이유를 들어 태조(이성계)가 반대하다. / 태조가 조민수와 함께 위화도에서 회군하다. / 최영의 군사를 진압하고, 최영을 고봉현으로 귀양 보내다. / 조민수를 좌시중에, 태조를 우시중에 임명하다. / 우왕이 환관 80명을 거느리고 태조·조민수 등을 죽이려고 했으나 실패하다. / 우왕 대신 창왕을 세우다.』(이상 조선왕조실록 ‘총서’에서 발췌)
명에서 철령 이북의 땅을 요구하자 고려 조정에서는 요동정벌을 논의합니다. 명(明) 황제 주원장이 고려 조정에 통보하기를, “철령(鐵嶺)을 따라 이어진 북쪽과 동쪽과 서쪽은.... 요동(遼東)에 소속시켜야 된다”고 했습니다. 이에 최영이 백관(百官)을 모아 이 일을 의논하니 모두가 “명나라에 줄 수 없습니다”라고 합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국토를 내어주자는 주장을 했다가는 졸지에 반역자로 몰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록에서는 요동정벌에 반대한 인물 두 명이 언급됩니다. 한 명은 수문하시중을 지낸 문신 이자송이고 다른 한 명은 우리가 알듯이 이성계입니다.
당시 우왕이 최영과 비밀히 의논하여 요동정벌을 기획하자, 이자송(李子松)이 최영의 사제(私第)에 가서 옳지 못한 일이라고 진언합니다. 그러자 최영은 ‘이자송이 친원파 권신들에게 편당(偏黨)해 붙었다’는 이유를 내세워 곤장을 쳐서 전라도로 유배시켰다가 얼마 후 아예 죽였습니다.
참고로 우왕의 장인이었던 최영은 고려의 충신이고 훌륭한 무장(武將)이었지만, 자기 명령에 불복하거나 반대하는 사람을 부지기수로 죽여서 백성에게는 인기가 있었지만 정치인들은 그를 경원시했습니다.
여러분,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말과 최영장군 노래를 기억할 겁니다. 그런데 과연 최영이 600년이 지난 현대에까지 노래로 불러 기릴 만한 인물인지요? 최영을 높이면 당연히 이성계의 위상이 격하될 수 있습니다. 최영이 왜구 토벌에 혁혁한 공을 세운게 사실이지만, 이성계는 홍건적에게 함락 당한 수도 개경을 되찾았으며 왜구 토벌에서도 최영보다 확실히 더 많은 공헌을 했습니다.
한편 서북면 도안무사(都安撫使)가 우왕에게 보고하기를, “명나라 요동 군사가 강계(江界)에 이르러 장차 철령위(鐵嶺衛)를 세우려 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우왕은 “여러 신하들이 나의 요동 공격 계책을 듣지 않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힐책합니다.
자, 그러면 우왕은 왜 요동정벌을 밀어붙였는지, 또한 최영은 왜 우왕 편을 들어 요동정벌에 찬성했는지 그리고 왜 이성계는 이에 적극적으로 반대했는지를 하나씩 논의해 보겠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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