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와 광주를 잇는 고속국도 제255호선 건설공사 구간에 백제와 고려·조선시대의 문화유적지가 산재해 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정면 안노리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은 백제시대 때 야로현 또는 아로고현의 자리하고 있던 곳으로 옛 백제와 고려 초기 주거지가 발굴되는 등 유적지로 집중 연구되어야 하지만 현재 광주~완도간 고속도로 4공구 터널입구 공사가 진행되면서 모두 매몰되고 있는 현실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고 있다.
특히 공사상 편의를 위해 평범하고 하찮다는 이유로 문화재 관리가 너무 유명무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주민들은 더 이상의 파손을 막고자 유적지 일대를 차량으로 막으며 유적지 보호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찾은 지난 16일 공사현장에는 봉고차가 길을 막고 있었다. 주민들은 공사현장을 가리키며 지난 5월 현장에서 29일간 문화재발굴조사가 이뤄졌고 백제와 고려 초기 주거지를 확인할 수 있는 건물지와 관련시설들이 확인됐으나 문화 유적지의 흔적에 대한 가치 판단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개발논리에 밀려 지역의 역사 현장이 사라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주민 A씨는 “금정면은 옛 고려 문화를 접할 기회가 없고 유래 깊은 고장을 알릴 기회와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문화유산이 공사차량에 속수무책으로 매몰되고 있다”며 “무턱대고 땅속으로 파묻을 것이 아니라 인근 토지로 이전 또는 안내판을 세워서라도 옛 흔적을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은 이미 발굴조사 결과 이곳에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건물지 및 관련시설들이 확인된 것은 사실이지만 문화재로서 가치가 현저히 떨어진 부분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안노리 감산유물산포지로 명칭된 이곳에서는 조선시대 건물지 1동과 고려시대 건물지 2동과 기단, 출입공간, 집석유구, 소성유구, 수혈, 구상유구 등이 확인됐다.
하지만 조선시대 건물지는 마루와 온돌방이 함께 확인되는 구조이며 출토유물로 미뤄볼 때 17세기 이후에 조성된 것으로 파악되나 훼손이 심해 정확한 구조 파악이 어렵고 고려시대 건물지는 2단으로 조성되었는데 1호 건물지는 중앙의 마당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대칭된 구조의 건물지이며, 하단의 2호 건물지는 훼손이 심해 정확한 양상은 파악이 어려운 실정으로 보존가치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문화유산은 원래의 모습대로 보존되고 무분별한 개발로 보호됨이 맞지만 해당지역 발굴조사에 나선 마한문화연구원이 영암의 백제사의 공백을 메워줄 만큼의 유적지가 발견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야로현 등에 대한 역사 안내판 등을 설치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