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본연의 맛과 향을 그대로…”

[2019년 7월 5일 / 제227호] 우리가 꿈꾸는 농업 - 영암군 친환경 농가를 찾아 <1> 박준영 기자l승인2019.07.05l수정2019.07.12 14:00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영암읍 반송정 마을 친환경 표고버섯 재배농 정봉 씨

영암읍 반송정 마을에서 사는 정봉(72)씨에게는 1호라는 수식어가 많다. 그 중 하나가 영암내 유기농 농업 1호이고 또 다른 하나가 바로 친환경 표고버섯 재배 1호이다.
20여년 동안 친환경 표고버섯을 재배해 온 정봉씨는 “처가가 장흥유치인데 젊었을 때 나무를 만지는 일을 하다 우연히 버섯을 접하고 가족들이 먹을치만 조금씩 하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며 크게 웃었다.
현재 정씨가 재배하는 표고버섯의 양은 2만5000여 본이다. 표고버섯의 주산지인 장흥에 비하면 많지 않은 양이지만 품질이나 시장선호도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나무 원목을 다루던 정씨가 표고버섯으로 눈을 돌린 것은 30여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이 힘들고 안정적이지 못했던 원목일보다 안정적이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일을 찾던 정씨의 눈에 ‘표고버섯’이 눈에 들어왔다. “그냥 큰 욕심 부리지 않으면 먹고 살만할 것 같았다”는 판단에 무작정 뛰어들었다.
처음 표고버섯을 키울 때에는 원목일을 했던 자신의 경험이 한 몫 했다. 표고버섯을 재배할 때 쓰이는 좋은 참나무를 고르는 안목은 탁월했다. 좋은 참나무를 골라도 종균을 제대로 배양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인 것이 바로 표고버섯이었다. 10여년은 소일거리 삼아 이런저런 방법들을 스스로 터득해나가며 표고버섯 재배 노하우를 쌓아나갔다.
정씨는 친환경 재배를 선택했다. 표고버섯에서 가장 큰 적은 나무를 갉아먹는 벌레이다. 여기에 달팽이도 골치이다. 하지만 정씨는 일절 약을 쓰지 않았다.
정씨는 “약을 쓰면 당장 벌레들은 해소할 수 있지만 우리 가족이 먹을 버섯에 농약을 한다는 것이 꺼림칙해서 그냥 있는 그대로 농사를 짓기로 했다”며 “조금 욕심을 버리니 농사가 편해지더라”고 말했다.
5~6개월이면 수입이 발생하는 일반 벼농사에 비해 18개월가량을 기다려야만 비로소 상품을 수확할 수 있는 표고버섯 농사의 특성도 정씨를 힘들게 했다. 참나무를 구매하고 옮기고 종균을 배양하는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1년이 넘게 고스란히 묶여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묵묵히 기다렸다. 약간의 시간이 남을 때는 틈틈이 교육을 받으며 제대로 된 버섯 재배법을 익혔다.
스스로 익힌 재배노하우와 각종 이론적 재배법이 쌓여나가면서 정씨의 흘린 땀에 결실이 나오기 시작했다. ㎏당 10만원을 호가하는 특등급 상품과 ㎏당 수천원에 불과한 최저급 상품은 장흥유치농협 공판장에 출하한다. 
나머지 중간등급 상품들은 직접 서울이나 지역 로컬 푸드에 직접 출하해 판매했다. 너무 비싸거나 싸면 일반 고객들이 구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겨냥한 정씨의 판단에서였다. 시장에서의 반응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농가가 직접 자신의 얼굴을 내걸고 친환경으로 재배한 표고버섯을 중간마진 없이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고객들의 구매는 이어졌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을 대표하는 버섯농가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런 정씨에게도 한 가지 고민이 있다. 자신의 가족을 부양할 수 있도록 해준 표고버섯의 재배환경이 예년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인건비 상승은 둘째 치더라도 인력을 수급하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 귀농한 아들에게 버섯 농장을 물려주고 일선에서 물러난 정씨이지만 노령화로 접어든 농촌의 인력문제에 대한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앞으로 농사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정씨의 생각이다.
정씨는 “돈을 쫓으면 밑천은 금방 드러나게 되는 것이 농사의 이치더라”며 “우리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연의 이치에 따라 욕심을 버리고 소비자들을 속이지 않으며 정직하게 농사를 하면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준영 기자  news@wooriy.com
<저작권자 © 영암우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준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 중앙로 17-1(2F)   |   대표전화 : 061-472-1470   |   팩스 : 061-472-1469
등록번호 : 전남 다 00347   |   발행처 : 영암언론협동조합   |   발행인 : 박노신   |   편집인 : 우용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용희
Copyright © 2019 영암우리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