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에서 대학으로 ‘와플대학 협동조합’

[2019년 6월 21일 / 제225호] 2013년 협동조합 등록 후 전국에 매장 57개 운영 / 와플 통해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 성공사례로 자리매김 우용희 기자 · 장정안 기자l승인2019.06.21l수정2019.06.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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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영암의 미래를 위한 혁신, 사회적경제에서 찾는다 
농촌의 인구감소와 함께 찾아온 규모화된 기업형 농업의 대세, 또 대불산단의 대기업 중심의 노동 가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영암군 역시 극심한 사회 양극화라는 우리 사회의 공통된 난제 속으로 던져 놓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균형발전의 방향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는 향후 계속될 지역의 과제일 것이다.
기회를 갖기조차 쉽지 않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제도적 보완, 이런 측면에서 사회적경제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의나 개념, 사업모델 등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취득하지 못한 까닭에 아직은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영암우리신문에서는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공공서비스와 삶의 질이 위축되고 있는 농촌현실에서 사회적 경제를 통한 지역활성화와 지속가능한 농촌사회 기반구축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농업과 치유, 돌봄, 일자리 창출을 연계해 지역공동체를 지키고 지역과 사람의 가치를 제고하고 있는 사회적 경제 사례를 5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 글 싣는 순서 >
1회 : 돌봄, 치유에서 일자리 창출까지 ‘꿈이 자라는 뜰’
2회 : 노점에서 대학으로 ‘와플대학 협동조합’
3회 : 장애인과 함께 만드는 더 나은 세상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
4회 : 사회적 기업으로 자라난 마을기업의 천국 전북 완주
5회 : 사회적 농업 가치 확산의선구자 영광 여민동락

서울 신촌의 와플 노점에서 시작해 가맹점을 50여개까지 늘린 ‘와플대학협동조합’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착한 프랜차이즈다. 
신촌 대학가에서 와플노점을 운영하던 손정희 씨를 중심으로 설립된 와플대학 협동조합은 이후 협동조합으로 특허 받은 와플 레시피를 이웃 노점상들과 공유하고 재료개발부터 구매, 상권분석 등을 함께 해 현재는 57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와플대학 협동조합은 문의를 받고 상호와 레시피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프랜차이즈와 비슷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가맹 수수료나 물품 매입 규제 등 기존 프랜차이즈 방식이 아닌 한 단계 진화된 협동조합의 형태로 평가된다.서울시에서 협동조합 모범사례로 선정되기도 한 와플대학 협동조합은 기존 대학가 중심에서 현재는 서울 메트로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광주광역시 조선대학교 앞에 신규매장을 개점하기도 했다.
손정희 씨와 남편 강석철 씨가 서울 신촌에서 와플 노점을 시작한 것은 2007년 가을. 20여년 해오던 의류 사업에서 실패한 뒤였다. 12가지 크림으로 여러 가지 상큼한 맛을 낸 손씨의 와플은 금세 대학생들의 인기를 끌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0년 봄, 근처에서 떡볶이 노점을 하던 홍창훈 씨가 찾아오면서 공동체 사업으로 확대된다. 사업 실패 뒤 시작한 노점 운영에서 어려움을 겪던 홍씨가 도움을 청했고, 동병상련의 아픔을 이해하는 손씨 부부가 고민 끝에 재료와 노하우를 나누어 주었다. 
학생들이 붙여준 와플대학 브랜드도 아무런 대가 없이 사용하도록 했다. 그리고 2013년 3월 서울시의 159호 협동조합으로 거듭났다.
와플대학 협동조합은 문의를 받고 상호와 레시피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프랜차이즈와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가맹 수수료나 물품 매입 규제 등 기존 프랜차이즈 방식이 아닌 한 단계 진화된 협동조합의 형태로 평가된다.
협동조합으로 이전만 하더라도 와플대학 매장은 12개에 불과했으나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고 나서부터는 수도권을 넘어 부산과 경남, 대전, 강원, 광주까지 사업영역이 확대됐다. 이는 제도권 밖의 노점에서 협동조합 법인이라는 안전장치가 생기면서 점주와 소비자들에게 신뢰도가 높아진 까닭이다.
특히 적은 투자, 낮은 리스크의 안정적인 사업인데다가 와플대학이라는 차별적인 사업아이템이 더해지면서 하나의 경제공동체가 형성됐다.
‘와플대학 협동조합’ 이후 또 하나 연령대의 다양화이다. 그 전까지는 이런 저런 이유로 경제적 실패를 경험한 뒤 재기를 노리는 50대 이상이 많았으나, 점차 3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의 창업자들이 와플대학 점포주의 주류를 형성하면서 인적구성이 다양해 졌다. 이는 협동조합으로서 조합원들의 다양한 의견, 다양한 생각들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와플대학은 가족사업체에서 협동조합으로 진화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사례이다. 사실 유럽에서는 가업으로 시작해 협동조합 사업체로 뻗어나간 사례가 적지 않다. 협동조합을 싹틔우는 토양이라는 공동체의 가장 기본단위가 가족인 것이다. 
와플대학협동조합에서 회계와 총무, 디자인, 기획 등을 도맡고 있는 강보미 이사장은 창업자인 손정희 씨의 딸이다. 창업자인 손 씨는 와플대학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여러 매장을 다니면서 초보 점포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모자라는 것을 일일이 챙겨준다. 손 씨의 도움을 받아 재기한 사람들이 20여명이 넘는다.
여기에 와플대학은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를 실천하는 모델로 가맹점 자녀 장학금을 운영하고 부진 가맹점 활성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을 파견하거나 이벤트를 지원하기도 한다.
또 취약계층 일자리창출지원사업과 가맹점주 근무환경 지원사업, 조합직원 근무환경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이익공유사업을 진행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고 힘을 한데 모아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하고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든 경제조직’이라는 협동조합의 가치를 고스란히 실천해나가고 있다.
대신 와플대학에서는 협동조합에 대한 조합원들의 이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바로 사업적 치밀함을 갖추지 못한 채 ‘정부 지원금’에만 의존하는 경우이다. 사업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정부의 지원이 끝난 이후 적자에 허덕인다. 특히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그런 사례가 많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사업의 방식일 뿐이고 기업은 동아리 모임이 아니다. 손익을 맞추지 못하면 존립할 수 없다. 기업이 가져야 할 경쟁 요소와 경영원리를 일반 기업처럼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보미 이사장은 “와플대학 협동조합은 이익 공유형 프랜차이즈로 본부가 수익창출에 집중하지 않고 가맹점과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선순환구조로 실현하는 본사 하나만 잘 뿌리 내리면 여러 분야에 정말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공동취재> 우용희 편집국장, 장정안 취재부장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우용희 기자 · 장정안 기자  news@woori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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