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에서 시작된 사랑이 영암에서 피날레를 장식했다.
지난달 25일 군서면에 위치한 남향재에서 근래 보기 드문 전통혼례식이 열렸다. 이날의 주인공은 프랑스 국적의 신랑 케빈에돈(28세)씨와 신부 샹탈멘지고프(34세)씨 였다. 이날 전통 혼례는 말을 타고 신랑 케빈에돈씨가 입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가마를 탄 신부 샹탈멘지고프 씨가 혼례장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들의 혼례를 축하하기 위해 풍물패의 신명나는 공연이 이어지면서 전통 혼례의 분위기는 고조됐다. 이어 기러기를 예물로 해 신랑이 신부를 맞이하는 전안례, 신랑신부 맞절, 합환주 등 전통혼례의 순서대로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하나가 되었음을 선언하는 의식인 근배례를 끝으로 두 사람이 하나 되는 전통혼례가 마무리 됐다.
이날 전통 혼례가 영암에서 열리게 된 것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예무단과의 인연을 맺고 있는 세계합기도무도협회 일원으로 영암을 찾은 두 사람은 그날의 우연이 인연이 돼 연인으로 발전됐다.
그리고 목포에서 활동 중인 극단 갯돌 문관수 대표가 다음에 한국에 올 때도 헤어지지 않으면 영암에서 전통혼례를 시켜주겠다고 약속한 것에서 비롯됐다. 5년 전의 약속을 잊지 않은 두 사람은 다시 한번 10여 시간을 날아 영암을 찾았고 양가 가족과 친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백년가약을 맺게 됐다.
두 사람의 백년가약의 오작교 역할을 한 기예무단에서는 무예인들의 결혼식이라는 컨셉에 맞게 화려한 검무 등을 선보이며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했다.
기예무단 박희량 단장은 “무도를 통해 영암을 알리는 것도 자랑스럽지만 인연도 맺어줬다는 점에서 가슴이 벅차다”며 “군의 지원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기예무단을 통해 지역을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