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기 추모음악회가 열렸던 지난 12일 목포신항. 
벚꽃이 피었다 지고 개나리마저도 만개하는 봄이 찾아왔지만, 이 날 만큼은 옷매무새를 다시 가다듬을 정도로 꽃샘추위가 극성을 부렸다. 5년이라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채 녹이 슬고 선채 곳곳이 뒤틀어진 채 거치돼 있는 세월호 아래에는 하얀색 자켓을 입은 전남도내 20개 시·군 소속 전남드림오케스트라 학생들이 대열을 갖추고 지휘자의 손짓에 따라 아름다운 화음을 선보였다.
이날 추모 음악회에는 영암초등학교와 영암중학교 소속 단원 25명이 참여해 악기로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을 노래했다. 이중 학교수업이나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참여가 어려운 학생들을 제외한 바이올린 문다빈, 김서영, 강지효 학생과 첼로 김상현, 채주혁, 이해성, 김린희 학생, 비올라 채영민 학생 등 8명의 드림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만났다. 
이들에게 그날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한 기억이 됐다.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늦은 지난해 드림오케스트라가 창단했고 추모음악회를 위한 연습도 불과 5개월여에 지나진 않았지만 지휘자의 동작에 호흡을 같이하면서 큰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
5개월여의 연습기간, 그것도 일주일에 한 번에 지나지 않은 짧은 연습시간만으로 저마다 다른 장소에서 시간을 달리하며 연습해온 다른 지역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렇게 큰 야외무대에서 서본 경험이 없는 영암초 학생들에게는 낯설음과 새로움에 많이 경직되고 긴장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시간이 흘러 호흡을 맞춰가면서 서로 적응하고 의지하면서 금새 드림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흡수됐다. 물론 10곡을 모두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남들이 연주하는 것을 따라하고 들으면서 세월호의 희생자와 유가족의 슬픔을 공감하고 느끼는 자리로 연출됐다.
이들의 목표는 뚜렷하다. 다음 공연에서는 모든 곡을 완벽하게 마스터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 드림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 활동하며 맨 앞줄에서 영암을 대표해 연주하는 것이다. 
영암초 김린희 학생은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참가하게 됐는데 세월호 참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보람을 느꼈다”며 “이번에는 완벽하게 하지 못해 아쉽지만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연습하고 배워서 더 잘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