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가 물러가고 봄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온가족이 나들이 할 수 있는 계절이 찾아왔다. 마음에 마음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어른과 아이 모두 만족할만한 나들이 장소를 고심하는 가족에게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지역의 문화 명소를 소개한다.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이 2019왕인문화축제 개막을 맞아 야심차게 두 개의 특별전을 마련했다.
먼저,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최고의 작품들만 소개하는 ‘하정웅컬렉션 명품展’은 동·서양의 미술 거장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미술애호가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은 부조리한 사회의 모습을 그린 벤샨 작가의 ‘코울린 신부’ 작품으로 민중 선동꾼이 코울린 신부와 그에게 의탁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한편 교활한 코울린의 모습에서 사회적 모순이 고스란히 드러나 눈길을 모으고 있다.
또 일본 목판화의 거장인 무나카다 시코의 작품을 비롯해 일본에서 활동하는 이우환 작가와 곽인식 작품도 전시돼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특별코너로 마련된 ‘전화황_기도의 미술’은 하정웅컬렉션의 시작인 재일화가 전화황 작가의 작품을 공개함으로서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한국전쟁과 민족 분단을 겪은 작가의 삶이 투영된 작품을 전시함으로서 우리의 슬픈 역사를 재조명함과 동시에 그 과정에서 쓸쓸히 사라져 간 재일 한국인의 삶을 애도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밖에도 이번 전시회에서는 프랑스 작가 마리 로랑생을 비롯해 영국의 조각가 헨리 무어, 스페인 출신 조각가 후앙 미로 등 세계적 미술 작가들의 작품들이 대거 전시될 예정으로 아름다운 봄꽃을 만끽하고 수준높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영암군립하정웅미술관에서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 양나희·설박 작가를 초대해 그들이 참신한 재료를 사용해 삶과 자연의 공간을 화폭에 담은 ‘공간의 미학’展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회는 그림이 단순희 붓질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선택한 재료를 붙여서도 그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양나희 작가는 우리들이 성장해 온 옛 골목과 동네의 모습을 도심 한 편에 버려진 골판지를 주워 그것을 자르고 쪼개서 붙여 그 위에 그림을 그리면서 추억을 새롭게 창조한 작품들을 다수 선보일 예정이다.
설박 작가는 종이 위에 붓 대신 먹지를 붙이고 먹을 우린 종이의 농도를 달리해 산수화의 원근을 주는 등의 전통산수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다수 전시함으로서 지친 현대인들에게 대자연의 품으로 인도할 예정이다.